[쿠키 사회] “피해자 가족에게 죽을죄를 졌습니다.”

서울 영등포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여자아이를 납치해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김수철(45)에 대한 첫 공판이 21일 서울 남부지법에서 열렸다. 김수철은 황토색 죄수복을 입고 머리를 푹 숙인 채 재판장으로 들어섰다. 두 손은 수갑을 차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 모으고 있었다. 재판이 진행되는 40여분동안 김수철은 거의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는 위축된 자세로 판사가 묻는 질문에만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김수철은 혐의 내용을 대부분을 인정했다. 김수철은 피고인 진술에서 “어릴 적부터 부모님 없이 자랐고 사회생활을 제대로 못해 봤다”며 “영화 ‘쇼생크 탈출’처럼 사회생활 적응에 실패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저의 죄가 얼마나 큰지 알고,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며 “피해자 가족에게 제가 죽을 죄를 졌다”고 말했다.

김수철은 재판장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겠느냐고 묻자 “지은 죄가 너무 커 국민들에게 큰 심판 받을 것 같아 신청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수철은 구속수감후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네 차례 반성문을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아 성폭행과 공문서 위조 등 공소사실을 인정한 김수철은 자신을 검거하던 경찰관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의 의도성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김수철은 “죽으려고 한 마당에 해치려는 의도가 있었겠느냐”며 “안 잡히려고 뿌리치다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10대 가출소녀에 대한 성매매 혐의에 대해서도 “마음에 들어 결혼하고 싶은 마음에 동거한 것”이라며 “성매수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강도강간죄 징역 15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7세 여아를 다시 성폭행했다”며 김수철에 대해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다음 재판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재판을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9일 오전에 열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