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한국 피겨스케이팅 사상 첫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합작했던 김연아(20·고려대)와 브라이언 오서(49·캐나다) 코치의 결별이 ‘진실게임’ 공방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서 코치의 에이전트 IMG뉴욕은 “김연아 측이 갑작스럽게 결별을 통보했다”고 주장한 반면,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 올댓스포츠는 “오서 코치가 ‘더 이상 지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반박했다.
김연아 측의 팽인가, 오서 코치의 포기인가
IMG뉴욕은 2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김연아의 모친인 박미희 올댓스포츠 대표이사가 지난 2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오서와 트레이시 윌슨을 만났다”며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결별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올댓스포츠는 이날 오후 “오서 코치와는 다른 선수와의 코치 계약설이 불거졌던 지난 5월부터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오서 코치에게 이달 초 공백기를 갖자고 제안하자 동의했다”며 “23일 오서 코치로부터 ‘더 이상 김연아를 맡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결별을 통보한 주체와 과정을 놓고 양 측의 주장이 엇갈려 진실게임 공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IMG뉴욕의 주장대로라면 양 측의 결별은 박미희씨에 의해 2일 결정됐다. 반면 올댓스포츠의 주장이 옳다면 2일에는 양 측이 유예기간에만 합의했고 최종 결별은 23일 오서 코치에 의해 확정됐다.
IMG뉴욕은 첫 보도자료를 배포한 뒤 후속 입장을 내놓지 않아 진위여부를 가리기 어렵다. 올댓스포츠의 주장에 직접 반박할 경우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수 있으나, 김연아의 인지도를 고려해 당초의 보도자료에서 민감한 표현들을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
어찌됐든 ‘김연아 드림팀’은 해체됐다
양 측의 이해관계와는 별개로 한국 빙상은 세계 최고의 피겨스케이팅 팀을 잃게 됐다. 김연아가 현 세대 최고의 여자 싱글 선수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으나 그를 4년 간 육성해 온 지도자가 떠난다는 점은 적지 않은 손실로 이어질 전망이다.
김연아는 2006년 7월부터 오서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2006~2007시즌부터 네 차례의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서 세 번의 정상을 밟았고 세계선수권대회와 4대륙선수권대회 타이틀도 쓸어 담았다. 지난 2월에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까지 목에 걸며 세계 최고의 여자 선수로 올라섰다.
이 같은 김연아의 성장 과정에서 오서 코치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김연아와 완벽에 가까운 호흡을 보여주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오서 코치와 결별한다는 점만으로도 김연아에게 적지 않은 심적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
특히 오서 코치가 같은 에이전트사 소속 선수인 아사다 마오(20·일본)의 지도자로 나설 경우 김연아의 향후 선수 행보는 더 어려워지게 된다. 실제로 오서 코치는 지난 5월 아사다 측으로부터 코치 제의를 받은 바 있어 이 같은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