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2년 간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이천수(29·오미야 아르디자)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 게 한으로 남았다고 뒤늦게 털어놨다.
이천수는 지난 3일 오미야 구단이 직접 제작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2002년(한·일월드컵)은 생각만 해도 웃을 정도로 좋다. 그때 득점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성공했다”며 “그러나 가장 도전하고 싶었던 이번 (남아공)월드컵에 나가지 못한 게 한이 됐다”고 말했다.
또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있었던 문제로 축구를 다시는 못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마음이 많이 흔들렸던 게 사실”이라고 토로한 뒤 “기다려주고 함께 힘써준 오미야 구단에 고맙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열심히 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천수는 북한과의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전이 열렸던 2008년 9월을 끝으로 2년 간 국가대표팀에 차출되지 않았다. 당시 그는 페예노르트 로테르담(네덜란드)에서 수원삼성으로 돌아왔으나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후에도 전남 드래곤스와 알 나스르(사우디)를 거쳐가는 동안 구단과의 불화와 이면계약 등 온갖 파문에 휘말려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허 감독은 남아공월드컵을 앞둔 지난 1월 해외 전지훈련을 앞두고 “이천수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으나 이천수는 끝내 남아공 땅을 밟지 못했다. 월드컵은커녕 축구인생조차 장담할 수 없는 혹독한 시기를 보낸 것이다. 조광래 감독으로 체제가 바뀐 현재 대표팀에서도 ‘러브콜’을 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그에게 J리그는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다. 그는 지난달 10일 오미야에 입단, 주전 공격수로 뛰고 있다. 오미야는 현재 5승6무10패(승점 21)로 총 18개 팀 중 16위에 머물러 2부리그 강등 위기에 놓인 약체. 이천수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감이 안겨져 있다.
이천수는 “초조하고 아쉬운 상황이지만 자신과 팀 동료들을 믿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상황(2부리그 강등)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며 “마지막에 웃는 게 진짜 웃는 것이다. 아직 경기가 남았다. 우리는 전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