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 주심이었던 바이런 모레노(41·에콰도르)가 마약 밀수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이탈리아대표팀 사령탑으로, 모레노 주심의 편파판정 의혹을 제기했던 지오바니 트라파토니(71) 아일랜드대표팀 감독은 “그럴 줄 알았다”며 냉소를 지었다.
AP통신 등 언론 따르면 모레노는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헤로인 소지 혐의로 현장에서 붙잡혔다. 10파운드 분량의 헤로인을 비닐봉지 10개에 담아 신체 곳곳에 감췄으며 긴장한 표정으로 세관 검사를 받다 적발돼 탈의 상태로 조사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경찰은 모레노를 마약 밀수 혐의로 구속했다.
모레노는 한·일월드컵에서 한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 주심으로 나왔다. 당시 이탈리아의 간판 공격수였던 프란체스코 토티(AS로마)가 페널티킥을 유도하기 위해 범했던 ‘할리우드 액션’을 적발해 퇴장시켜 명성을 날렸다. 한국은 연장 접전 끝에 2대1로 역전승했고 아시아 팀으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4강 진출까지 달성했다.
모레노는 한국 축구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으나 이탈리아 팬들로부터는 살해 협박에 시달렸다. 당시 이탈리아대표팀 소속이었던 지도자와 선수들도 모레노를 꾸준히 비난하며 오랜 시간 꺼지지 않는 자국 여론에 기름을 쏟아 부었다. 모레노의 마약 밀수 사건이 터지자 당시 이탈리아대표팀을 지휘했던 트라파토니 감독은 다시 한 번 힐난을 퍼부었다.
트라파토니 감독은 축구전문매체 ‘트리발풋볼과’의 인터뷰에서 “놀랍지 않다. 이번 사건은 내가 한·일월드컵에서 모레노에 대해 생각했던 모든 것을 확인시켜줬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또 ”토티가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 당했고 다미아노 토마시(텐진 테다)의 득점도 취소됐다”고 편파판정 의혹을 다시 주장한 뒤 “이탈리아는 8강에 오를 자격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