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김정은 대장동지는) 컴퓨터 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정통하신 분이다. 지도자로서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분이다."
30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군사실무회담을 취재하려 온 북한 기자들이 '대장' 칭호를 받는 김정은에 대해 이 같이 칭송했다. 사실상 우상화 작업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이날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첫 남북 군사회담이 비공개로 진행되던 중 남측 취재진 8명과 북측 취재진 10명은 평화의 집 1층 로비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화제는 자연스레 최근 열린 북한의 노동당 대회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부상한 김정은에게 쏠렸다.
남측의 한 기자가 "요즘 평양이 시끌벅적하다면서요"라고 묻자 한 북한 기자는 "시끌벅적 하다면서요? 경사를 맞고 있는 거다. 축제 분위기다"라고 답했다.
남측 기자가 "징정은 대장동지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가 되었다고 알고 있는데, 남쪽 신문에서는 김정은 대장동지에 대한 기사가 무척 많다"고 전하자 북측 기자는 "(가볍게 놀라면서도 뿌듯한 모습을 지으며)아, 그래요? 남한에서도 관심이 많아요"라고 응대했다.
한 남측 취재기자가 "김정은 대장 동지가 이제 정말 별 4개의 대장이 된 것이냐"고 묻자 북측의 한 기자는 "큰 별 하나"라고 답해 남측 취재진을 의아하게 했다.북한에서 큰 별 하나는 대장보다 한 계급 높은 차수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 남측 기자가 "김정은 동지가 나이가 정확히 몇 살인가"라고 물었으나 답변을 회피한 뒤 "왜 이렇게 중요한 회담에 남측에서는 좌장급 기자가 안 오고 젊은 기자가 대표로 왔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남측 기자가 "김정은 대장동지와 나이를 맞추려고 특별히 선발된 것"이라고 말하자 북측 기자는 웃음으로 화답했다.
한편 북한 취재진은 남측 취재진에게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유화 분위기로 바뀔 가능성이 있느냐", "외교부 장관은 누가 되겠느냐", "박근혜가 다음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으냐"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