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사랑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잇따라 터진 거물급 스타들의 스캔들은 개인 성적은 물론, 올 시즌 초반 판세를 뒤흔들 정도로 강력했다.
누군가는 잘못된 과거를 되돌리기 위해, 누군가는 새로운 사랑의 결실을 맺기 위해 연일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나 그라운드에서는 하나 같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웨인 루니 ‘제발 이혼만은…’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5일(이하 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간판 스트라이커 웨인 루니(25·사진)가 아내 콜린(24)과 체코 수도 프라하로 ‘두 번째 허니문’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루니가 시즌 중 여행을 결심한 이유는 잇단 악재를 털기 위한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 명목상으로는 부상에 따른 3주 결장으로 떠나는 여행이지만 사실은 아내와 뒤틀린 관계를 풀기 위한 것이다. ‘허니문’이라고는 하지만 여행길은 결코 달콤하지 않다. 루니는 콜린의 임신 기간이었던 지난해 7월부터 4개월여 간 매춘부 제니퍼 톰슨(21)과 외도했던 사실을 들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당시 루니는 톰슨을 성매매 브로커로부터 소개받아 일곱 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톰슨과의 한 차례 성관계 비용은 1000파운드(약 180만원). 루니는 아들 카이(1)가 태어났던 지난해 10월 톰슨과의 교제를 끝냈으나 지난달 3일 밤 콜린에게 외도 사실을 털어놨고 이 사실이 이틀 뒤 한 언론에 보도되며 파장을 불러왔다.
한때 이혼 위기까지 놓였던 이번 사태로 루니는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7라운드까지 치러진 정규리그에서 루니의 기록은 1골 1도움. 26골을 넣어 디디에 드로그바(첼시)에 이어 정규리그 개인 득점 순위 2위에 올랐던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저조하다.
루니의 부진은 고스란히 맨유가 떠안았다. 맨유는 3승4무(승점 13)로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시티(승점 14)에도 밀린 3위로 고전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부진했던 공격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6골)가 올 시즌 들어 골 감각을 되찾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피터 크라우치 ‘슛만 하면 그녀 생각이?’
루니와 같은 죄를 저지른 신장 201㎝의 장신 공격수 피터 크라우치(29·토트넘 핫스퍼)도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루니는 공격포인트를 쌓아 체면이라도 지켰지만 크라우치는 정규리그에서 현재까지 6경기에 출전했으나 ‘노골 노어시스트’로 0의 행진만 계속하고 있다.
크라우치의 부진은 부상이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하지만 시즌 개막 직전 터졌던 성추문도 한몫했다. 지난 8월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호텔에서 알제리 출신 매춘부 모니카 민트(19)에게 1000유로(약 150만원)를 지불하고 성관계를 맺었던 사실을 현지 언론에 들켜 망신당했다.
큰 키와 순박한 인상으로 성실한 이미지를 쌓았던 그에게는 지울 수 없는 오명이 됐다. 특히 영국을 대표하는 ‘WAGs(축구선수의 아내와 여자친구)’이자 미녀 모델인 애비게일 클랜시(24)와 약혼하고도 자신의 바람기를 잡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을 일파만파 확산시켰다.
크라우치와 클랜시는 내년에 웨딩마치를 울릴 계획이었으나 이제는 결혼약속을 깨뜨릴 위기에 놓였다. 자신의 성추문 직후 터진 루니의 불륜 스캔들에 가려져 여론의 역풍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었으나 여전히 골러시를 개시하지 못해 속앓이 중이다.
다행인 점은 토트넘 핫스퍼로까지 악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올 시즌 라파엘 반 더 바르트(네덜란드·3골)로 중원을 무장한 토트넘은 정규리그에서 3승2무2패(승점 11)로 5위를 지키고 있다. 처음 출전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조별리그에서도 1승1무(승점 4)로 순항 중이다.
프랭크 램퍼드 ‘그녀가 있으니 아파도 괜찮아’
루니와 크라우치에 비하면 프랭크 램퍼드(32·첼시)의 비명소리는 행복하다. 시즌 초부터 찾아온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제외된 램퍼드는 첼시가 아스널을 2대0으로 격파했던 지난 4일에도 런던의 홈구장 스탬포드브릿지 관중석에서 발견됐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밝았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프로그램 진행자이자 여자친구인 크리스틴 브리클리(31)와 동행했기 때문. 램퍼드는 홈팬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앉고 브리클리의 볼에 입맞춤하는 등 다정한 모습으로 애정을 과시했다.
시즌 전부터 영국 대중지를 연일 장식했던 램퍼드의 핑크빛 스캔들도 이렇게 막을 내렸다. 동거 중 두 아이를 낳았던 약혼자 앨렌 리베스(35)를 버리고 방탕하게 생활했던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브리클리와의 열애설에 휩싸였으나 교제 사실을 쉽게 인정하지 않았다.
잊을 만하면 언론에 등장, “램퍼드와 재회하고 싶다”고 호소하는 리베스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리베스는 두 아이를 홀로 양육하며 동정 여론을 불러왔으나 지난해 11월 285만 파운드(약 55억원)짜리 호화 저택에서 거주 중이라는 보도와 함께 대중 앞에서 사라졌다.
램퍼드는 정규리그 3라운드 이후 탈장으로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고 있다. 7라운드까지 그의 기록은 3경기 출전과 1골로 멈춰있다. 그러나 첼시가 줄곧 1위(6승1패·승점 18)를 지키는 데다, 크리스틴과의 열애 사실을 당당하게 공개한 현재 그의 표정에는 그 어떤 걱정도 보이지 않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