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자 장기기증율 1% 불과…제도 보완 시급

뇌사자 장기기증율 1% 불과…제도 보완 시급

기사승인 2010-10-27 15:32:00
[쿠키 사회] 장기기증 희망자 수는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뇌사자의 실제 장기기증은 극소수에 불과해 장기기증 문화에 대한 국민과 의료진의 인식 전환과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이식외과 이삼열 교수팀은 대한이식학회의 의뢰로 2008년 한 해 동안 전국 52개 종합병원 신경외과 중환자실에서 뇌사에 빠진 환자 1980명의 가족과 의료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단 1%만 실제 장기기증 및 이식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의 주된 사망원인은 뇌혈관질환(52.2%)이었으며, 2명 중 약 1명은 40대(21.2%)와 50대(21%)였다.

뇌사자의 장기는 신장의 경우 단백뇨가 ‘1+’ 이하, 간장은 B·C형 간염 병력이 없어야 이식이 가능하다. 이번 조사결과 국내 뇌사자의 61.7%는 ‘단백뇨 음성 반응’을 보였고, B·C형 간염 음성률도 각각 98.3%, 99.4%에 달할 정도로 사망 전 신장과 간장 상태가 깨끗했다.

이는 국내 뇌사자 중 상당수가 사전에 제대로 된 장기이식 체계에 따라 준비를 했다면 실제 장기기증 및 이식 수술이 가능했을 것이란 뜻이다. 하지만 뇌사 이후 장기이식센터에 기증 의사가 전달된 경우는 57명(2.7%)에 그쳤고, 이 가운데 단 19명만 장기이식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따르면 지난해 2009년 말 현재 국내 장기이식 대기자 수는 1만7055명인데 반해 실제 장기기증자는 261명에 불과하다. 인구 100만 명당 뇌사자 장기 기증 비율은 스페인이 35.1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미국 25.5명, 프랑스 22.2명, 이탈리아 21명 순이다. 우리나라는 이들보다 턱없이 낮은 2.0명 수준이다.

이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다음 달 12∼13일 열리는 대한이식학회 추계학술대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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