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박지성(29)이 올 시즌 첫 풀타임 활약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토트넘 핫스퍼 경기에서 황당한 득점 장면이 연출됐다. 코미디만큼 폭소를 자아냈던 이번 득점의 주인공은 맨유의 미드필더 루이스 나니(24)다.
나니는 31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2010~2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39분 승부에 쐐기를 박는 추가골을 터뜨렸다. 후반 종반까지 한 골 차로 앞선 불안감을 말끔히 씻어준 추가골이었지만 득점 순간에는 긴장감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상황은 이렇다. 나니는 토트넘 골문 앞까지 돌파하다 상대 수비수에 걸려 넘어졌다. 이 과정에서 나니의 손에 공이 닿았고 주심은 이를 고려한 듯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이때 토트넘 골키퍼 에우렐요 고메스는 주심이 프리킥을 준 것으로 착각했는지 공을 바닥에 내려놨다.
페널티킥을 얻지 못해 억울한 듯 골문 앞에 누워 일어나지 않던 나니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벌떡 일어나 공을 향해 유유히 걸어갔다. 공 앞에서 고메스와 서로를 바라보며 눈치를 살피다 맨유 선수들이 슛하라고 신호를 보내자 활짝 열린 골문을 향해 오른발로 공을 밀어 넣었다. 페널티킥보다 더 쉽게 골을 넣은 셈이다.
당초 부심은 깃발을 들어 노골을 선언했으나 주심과 상의한 뒤 골을 인정했다. 고메스가 공을 방출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토트넘 선수들이 항의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맨유는 나니의 추가골을 더해 2대0으로 완승했다.
나니가 넘어질 때까지만 해도 페널티킥을 주장하며 격하게 항의했던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주심의 결정은 옳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퍼거슨 감독은 “나니의 득점이 인정받을만 했다”며 “고메스는 경험 많은 골키퍼지만 혼란을 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