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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예약해뒀던 비행기가 출발하려하자 자신이 타기 위해 폭발물이 있다는 협박전화를 걸어 세운 '황당한 승객'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신모(40·자영업)씨에 대해 항공안전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1일 오후 1시25분쯤 서울 방화동의 공중전화로 김포공항공사 콜센터에 전화해 "오후 1시45분 출발하는 제주행 비행기에 폭발물이 있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는 지인 2명과 제주도 2박3일 여행을 가려고 1일 오후 1시45분 출발하는 비행기를 예약했으나 자신만 공항에 늦게 도착해 탑승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비행기 출발을 늦추려고 이같은 협박전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씨는 지난 1일 동네 산악회에서 만난 지인 2명과 2박 3일간 제주도로 여행을 다녀오기로 하고 1일 오후 1시45분 제주행 항공편을 예약했다. 신씨는 이날 아침 업무가 늦게 끝나 제주행 비행기를 탈 수 없게 되자 오후 1시25분쯤 김포공항 인근 공중전화에서 “13시45분 제주행 아시아나 비행기에 폭발물이 있습니다, 제보합니다”라는 협박 전화를 했다.

신씨의 전화를 받은 공항경찰대와 공사직원 50여명은 이후 2시간 가량 김포공항과 제주행 비행기 4대를 샅샅이 뒤졌으나 폭발물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신씨도 제 시간에 수속을 마치지 못해 1시45분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긴장해 있던 공항공사 측은 신씨의 협박전화로 그 시간대 전후에 출발 예정이던 모든 항공기의 운항을 중단한 채 기내를 재검색했다. 이 때문에 오후 2시 출발 예정이던 제주행 항공편이 결항했고, 3편은 1시간 가량 이륙이 지연됐다.

신씨 본인도 오후 3시51분에야 제주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으며, 신씨의 지인들은 오후 2시54분 비행기를 타야 했다.

경찰은 폭발물 전화가 걸려온 공중전화 주변의 휴대전화 전파를 추적하고 공중전화부스 인근 CCTV 영상을 분석해 협박범의 신원을 확인하고 제주도에 형사를 파견해 신씨를 미행하다가 그가 김포공항으로 상경한 직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항 협박전화는 술에 취했거나 공항 운영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우발적으로 거는 것이 보통이지만 신씨는 매우 심각한 목소리로 차분하게 전화했다”며 “다수의 시민에게 무차별적 피해를 입힐 것을 알고도 극단적인 이기심에 고의로 범행한 점을 감안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이기적인 전화 한통 때문에 김포공항을 출발하려던 비행기가 모두 운행하지 못한 채 승객들이 몸수색을 당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편 항공사들과 한국공항공사 측은 신씨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