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식 교수는 가족의 환경과 개인의 건강습관이 건강과 질병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 2009년 4월부터 지난 3월까지 1년 동안 전국 24개 병의원 가정의학과를 방문한 40∼74세 부부 500쌍을 대상으로 건강습관과 질병양상을 조사, 비교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연구대상 남편들의 평균 나이는 59.2세로, 아내들보다 3.4세 많았고, 교육수준도 다소 높았다.
조사결과 남편들의 격렬한 신체활동은 여성보다 많았지만(남편 31.6%, 여성 20.5%), 흡연(남편 23.2%, 아내 1.6%)과 신체적 문제 음주(남편 31.4%, 아내 2.9%) 및 식습관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편들이 아내들보다 우유 등 유제품과 과일 섭취가 적었고, 외식과 야식은 많았으며, 5종류 이상의 식품군을 고루 섭취하지도 않았다.
위암검진은 부부간 비슷하였지만, 대장암 검진은 남편들이 70.4%로 아내들(53.9%)보다 많이 받았는데 이는 직장 건강검진의 영향때문일 것으로 추정됐다.
부부들의 질병상태 분석에서는 남편들의 고혈압, 대사증후군, 당뇨병의 유병률은 각각 46.3%, 46.1%, 27.2%로 아내들의 33.0%, 34.9%, 12.0% 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정신건강에 해당하는 우울증과 불면증 유병률은 아내들이 각각 19.4%, 46.3%로 남편들의 10.5%, 33.7%보다 높았다.
삶의 질은 신체적 기능, 신체적 역할제한, 통증. 일반건강, 활력, 사회적 기능, 감정적 역할 제한, 정신건강 등 전 분야에서 아내들이 유의하게 낮았다.
김 교수팀은 부부 500쌍 중 우울증 가족(부부 중 1명이상 우울증진단 받았거나 CES-D 점수
25 이상인 경우) 79쌍과 정상 가족(부부 모두 CES-D 점수 20 이하이고 우울증으로 진단 받지 않은 경우) 72쌍을 대상으로 ‘우울증 가족과 정상가족간 건강습관 및 질병양상’이 어떻게 다른지도 조사했다.
그 결과 우울증 가족의 경우 정상 가족에 비해 연령이 많고, 교육수준은 낮으며, 재혼(동거)이 많았으며(23.4%), 복부비만(39.3%)과 대사증후군(50.8%)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우울증 가족은 상호 응집력과 의사소통이 부족했으며, 불면증과 수면제 복용 및 성기능장애를 경험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특히 우울증 가족 중 아내들의 성 문제를 분석한 결과 ‘나의 삶에서 성생활은 매우 중요하다’라는 질문에 57%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으며(정상가족 32.4%), ‘상대방의 성행위에 문제가 있다’라는 질문에도 65.8%가 ‘그렇다’고 답변해 정상가족(22.9%)과 큰 차이를 보였다.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