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스타플레이어가 그라운드를 빛낸다면 미녀는 관중석을 밝힌다. 돈을 내고 직접 관중석을 채우거나 열정적인 거리응원으로 관심을 이끌어 내 대회와 리그 후원사들의 선택을 분명하게 만드는 미녀는 스포츠계에서 여간 반가운 존재가 아니다.
스포츠의 순수한 정신과 진정성을 떨어뜨린다는 비난과 상업성 논란에 휩싸일 때도 있다. 그러나 한 팀을 응원하는 팬의 입장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고 함께 열광하는 미녀의 존재는 반갑다 못해 고맙다. 이렇듯 스포츠와 미녀는 암묵적으로 상호 작용한다.
‘파라과이 응원녀’ 라리사 리켈메(25)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리켈메는 지난 6월 남아공월드컵에서 열정적인 조국 응원으로 벼락 스타가 됐다. 최근 반년 간 세계 곳곳을 누비며 생애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방송과 패션계에서 ‘러브콜’이 쇄도하는 탓에 몸이 열개라도 부족하다고 한다.
지난달 29일에는 국내 결혼정보업체가 주선한 데이트 이벤트를 위해 한국 땅을 밟았고 53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세 명의 한국인 남성들과 하루 씩 만나고 있다.
데이트 마지막 날인 2일 오전 11시 서울 논현동의 한 호텔 로비에서 리켈메를 만났다. 안개와 황사로 뒤덮인 서울 날씨가 무색하게도 그는 상반신이 시원하게 드러난 티셔츠와 하반신에 착 달라붙는 청바지로 관능적 자태를 뽐냈다.
리켈메에게 남아공월드컵 기간 중 한국에서 거세게 몰아쳤던 응원녀 열풍을 설명하고 스포츠에서 미녀의 존재감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자신의 상업적 성공을 인정한 뒤 “한국 응원녀들도 경험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동료 모델과 언론으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응원녀들은) 인기를 얻기 위해 대중 앞에 섰는지, 순수하게 응원하다보니 인기를 얻었는지 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내 경우 남아공까지 따라가지 못했으나 축구를 매우 좋아한다. 파라과이의 우승을 진심으로 원했다. 내 응원으로 조국을 빛나게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물론 그의 성공에 대한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남아공월드컵 기간 중 ‘파라과이가 우승하면 전라를 공개하겠다’는 등 도발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고 최근에는 남미의 한 토크쇼 방송에서 진행자와 농염한 입맞춤으로 선정성 논란을 불러왔다.
이를 묻자 같은 질문을 수차례 받아왔다는 듯 얼굴을 찡그린 뒤 입을 열었다. 그는 “토크쇼에서 입맞춤은 내가 한 게 아니라 진행자에게 당한 것”이라며 “대중 앞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실제 성격과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리켈메는 파라과이의 한 법대를 다녔던 엘리트다.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판단해 중도 하차한 뒤 모델로 전향했다.
리켈메는 데이트 이벤트를 마친 뒤 사흘 간 한국을 관광하고 6일 출국한다. 그는 “한국과 파라과이의 문화적 차이가 새롭게 느껴진다. 어제까지 두 명을 만났는데 한국 남성에 대한 느낌도 좋다”며 “한국에서 기회를 얻고 오래 활동하고 싶다”고 첫 방한 소감을 밝혔다.
인터뷰를 마치기 전 마지막으로 한국 축구선수에 대해 묻자 “노란 머리의 ‘김(Kim)’이라는 이름의 선수가 인상 깊었다”고 했다.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선수는 없었다. 일본의 혼다 케이스케(23·CSKA모스크바)와 혼동한 듯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