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쇠고기 합의 없다”… 일문일답

김종훈 “쇠고기 합의 없다”… 일문일답

기사승인 2010-12-05 16:26:00
[쿠키 경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쇠고기 재협상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번 합의를 담은 A4용지 2장 짜리 외교문서를 양 손에 들어 보였다. “쇠고기(합의)는 어디에도 없다”는 확인이자 밀실·퍼주기 재협상 지적에 항변하는 듯한 제스처였다. 다음은 김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쇠고기 문제 관련 조만간 별도 채널을 통한 재협상설이 나오고 있는데.

“이번에 합의한 것(결과물)은 ‘합의의 요지(Agreed Elements)’다. 외교문서이기 때문에 상대편의 입장도 있고 해서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양국 대표가 서명한 문서, 그 어디에도 쇠고기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번 협의 중에서도 논의된 바 없다. 다만 미측에서도 (재협상) 발언이 계속 나오는 것은 미 정치권 일각에서 이 부분에서 문제제기가 있어 미 행정부의 국내적인 대응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측 요구 반영 사항은.

“첫째 미국산 냉동 돼지고기다. 관세철폐시기를 2년간 연장키로 했다. 원래 2014년 1월 1일부로 현행 관세 25%가 0%로 되도록 합의가 돼 있었지만 이를 2년간 연장해 2016년 1월 1일에 관세가 0%가 되도록 조정했다. 우리 양돈업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에 추가적인 시간을 확보한 셈이다. 둘째는 의약품의 허가와 특허가 연계된 사항이다. 기존에 한·미 FTA 협정문에는 복제의약품의 시판허가 시 특허권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제약이 있었다. (2007년 합의에는) 1년 6개월 동안 분쟁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합의가 돼 있었는데 이번에 이행 자체를 3년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우리 기업체 상시주재원에게 주던 3년짜리 미국 비자를 5년으로 연장하는 것도 합의했다.”

-미국측의 자동차 분야 요구사항은 뭐였나.

“미측은 우리가 유지하는 관세환급제도를 폐지해달라는 내용이나 대형, 중형, 소형 자동차간에 과세구간의 축소, 과세구간 간에 격차를 해소해달라는 내용과 자동차와 관련한 공채 매입기준의 축소를 요구했다. 새로운 세제가 도입될 때 자동차의 크기에 따른 차종 간에 세율이 확대되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것들은 우리가 완강히 거부했기 때문에 이번 추가협상에서는 미측이 요청을 철회하는 결과에 이르렀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엄격한 상호주의를 적용하자는 우리 주장이 반영된 결과다.”

-협상 타결이 오래 걸린 이유는.

“우리는 한결같이 협정문을 수정하는 형태의 협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여태까지 견지했으나 미측하고 협의를 진행해 보니까 미측의 요구 사항이 협정문의 수정이 불가피해 추가협상을 했다. 미측이 당초에 여러 가지로 요구했던 사항 중에는 이번 협상을 통해 많이 철회한 내용이 있다. 미국하고 이렇게 되면 EU가 어떻게 나올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제 생각에는 이산화탄소하고 연비 기준, 이것은 당초에 FTA하고 관계가 없다. 그래서 미국과도 FTA와는 별도로 정리하기로 했다. 우리가 이 제도를 국내적으로 도입하는 과정에서 우리 시장에 진출하는 자동차가 미국산보다 EU산이 많아 유럽 쪽에서 그 부분에 관심이 있을 것으로 본다. 그 부분에 대해 유럽과도 협의하되 그것은 FTA하고는 별개다.”

-이번 추가 협상으로 기존 협정문이 바뀌나.

“기존협정문은 변화가 없지만 그중에서 지금까지 이야기한 그런 내용은 별도의 합의인 서한 교환형태로 이뤄질 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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