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지난달 23일 북한군의 포격 이후 여전히 긴장감이 감도는 서해 5도에서 첫 서울대생이 배출됐다.
서해 5도 첫 서울대생의 주인공은 전교생이 22명인 대청고등학교 3학년 백진성(17·사진)군이다. 백군은 2011학년도 서울대학교 수시모집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에 응시해 다른 189명의 학생과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합격소식을 전해들은 백군은 10일 “서울대 합격을 위해 지난 3년간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는데 좋은 성과를 보게 돼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백군은 내년 3월 서울대 교육학과에 입학해 학교 생활을 시작한다.
교육학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백군은 “공부라는 것이 원래 즐거워야 하는데 한국의 학교생활에서 즐거움을 찾기 힘들어 답답했다”며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교육 정책을 개발하는 교육학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대청고 윤권구(48) 교감은 “사교육을 원하는 만큼 받을 수 있는 육지와 달리 대청도에는 EBS와 대학을 다니던 중 입대한 해병부대원이 진행하는 주말학교가 유일한 사교육”이라며 “백군은 이런 열악한 교육환경 속에서도 언어와 외국어 영역에서 상위 1%에 들었다”고 말했다.
대청도 선착장 부근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백군의 어머니 류석자(44)씨는 “섬에서는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면 다 육지로 내보내는데 우리는 가정형편이 넉넉치 못했다”며 “사교육이 전무한 섬에서 제대로 뒷바라지도 못했는데 진성이가 잘 적응하고 또 열심히 해줘서 고맙고 대견하다”고 말했다.
백군은 “서울대생이 된만큼 이에 걸맞게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며 합격의 기쁨을 애써 진정시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