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진단기준, 발열보다 기침 바꿔야”

“신종플루 진단기준, 발열보다 기침 바꿔야”

기사승인 2010-12-15 19:50:00
[쿠키 사회] 신종플루 감염을 가장 의심해야 할 증상은 고열이 아니라 기침이므로 진단기준을 보완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팀은 지난 해 11월11일부터 12월 5일까지 H1N1 바이러스(신종플루) 감염 사실이 확진된 총 372명이 호소한 주요 증상에 대해 추적, 조사한 결과 약 40%(139명)는 열(37.8 C 이상)이 없었던 반면 90%(336명)가 기침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게다가 지난해 정부가 제시한 신종플루 진단기준(37.8℃ 이상의 발열과 더불어 콧물 혹은 코막힘, 인후통, 기침 중 1개 이상의 증상이 있는 경우)으로는 실제 감염 환자의 55.4%밖에 가려낼 수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신종플루에 대한 진단기준을 보완하는 일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이 교수팀의 지적이다. 신종플루와 같이 전염력이 강한 질병은 효과적인 치료와 확산 방지를 위해 진단과 격리 등의 조치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적지 않은 시일을 필요로 하는 혈액 및 시료 채취, 검사에 앞서 기침이나 발열과 같은 증상을 기준으로 한 정확한 임상 진단 기준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여름, 신종플루 유행에 대비해 확진 환자와의 접촉 여부, 발생 국가 체류 여부 등와 함께 주요 이상 증상에 대한 진단기준을 제시했는데, ‘급성열성호흡기질환’ 진단기준을 감염 의심 사례 및 추정 환자 기준으로 삼았었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 확진 환자에게 가장 많이 나타난 증상은 기침이었고, 열과 근육통은 그 다음 순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발열을 주 증상으로 하는 ‘급성열성호흡기질환’에 해당하는지 여부만으로는 신종플루 감염 및 추정 환자를 제대로 가려내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 교수는 “기침과 함께 37.8℃ 이상의 발열, 혹은 근육통 증상이 있는 경우를 새 기준으로 삼으면 확진 결과와 약 70%의 일치율을 보이므로 신종 플루 환자의 조기 감별 진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발열 없이 기침만 하는 경우에도 신종 플루 감염의 초기 증상일 수 있음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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