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의 긴장감이 풀린 탓인지 연평도의 거리에서도 주민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이날 아침 연평도 당섬 외항선착장으로 근처 갯벌에는 주민 2~3명이 평소처럼 굴을 따고 있었다. 갯벌에서 만난 주민 박모(41)씨는 “먹을 것이 다 떨어져서 (굴과 조개 등을) 따러 나왔다”며 “황금갯벌인데 놀리는 것이 너무나 아깝다”고 말했다. 고개를 푹 숙이고 굴 채취 작업에 열중하던 박씨는 지난달 23일 북한군의 포격 이후 처음으로 갯벌에 나왔다고 한다.
마을 이곳저곳에서 일상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는 주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 주민은 해양경찰 파출소 앞에서 버려진 전기온수기를 수리하고 있었다. 이 주민은 “동파돼서 버린 것 같은데 히터(가열기) 부분만이라도 떼서 사용하겠다”며 작업을 계속했다. 선착장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만난 선주 박모(54)씨도 “육지로 나간 선장과 선원이 돌아오면 내일부터 다시 조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어선이 정박해 있는 선착장으로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연평도 내 유일한 편의점인 GS25 연평점장 김남우(27)씨는 “지난 며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주민들의 얼굴이 밝아졌다”며 “무사히 훈련이 끝나 후련하고 상쾌하다”며 웃음을 지었다.
섬을 떠났던 주민들도 속속 섬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인천 연안부두를 떠난 여객선에는 58명의 연평도 주민이 승선했다. 훈련 직전인 지난 18일 오후 섬을 떠났던 강영옥(70?여)씨는 “북한이 도발할지도 모른다고 해서 훈련기간 내내 가슴을 졸였다”며 “훈련도 무사히 끝나고 북한의 도발도 없고 해서 마음이 놓인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연평도=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