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공연] 격렬한 배우들 몸짓에 관객도 ‘들썩’…연극 ‘이기동 체육관’

[Ki-Z 공연] 격렬한 배우들 몸짓에 관객도 ‘들썩’…연극 ‘이기동 체육관’

기사승인 2011-01-08 13:05:00

[쿠키 문화] ‘각본 없는 드라마’로 불리는 스포츠는 언제나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시대에 따라 종목의 선호도가 변하지만, 선수들의 경쟁과 땀은 보는 이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연극 ‘이기동 체육관’의 소재는 권투다. 젊은 시절 ‘미친 탱크’라는 별명으로 화려한 선수생활을 했던 이기동 관장이 운영하는 체육관에 별 볼일 없는 시간강사지만, 어린 시절 선망의 대상이었던 이기동 관장을 영웅으로 생각한 청년 이기동이 권투를 배우러 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여기에 약골 노총각 관원에 다이어트를 하러 체육관을 찾은 이, 그리고 체육관을 도피처로 생각하는 보험회사 만년대리, 학교 ‘쌈장’에게 복수하기 위해 체육관을 찾은 여고생까지. 체육관은 세상의 온갖 일들을 다 껴안은 듯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잔잔한 이들의 삶에 파고를 일으킨 것은 청년 이기동이다. 기존의 관원들 역시 뭔지는 모르지만, 이기동의 엉뚱한 모습에 점차 매력을 느끼고, 변화되기 시작한다.

권투를 소재로 했지만, 사실 배우들이 권투 시합을 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그냥 ‘권투를 하는 모습’을 통해 이들은 삶과 미래를 이야기한다. 권투로 인해 본인도 ‘펀치드렁큰’ 증세로 인해 선수생활을 접었고, 아들 역시 권투로 인해 목숨을 잃게 한 이기동 관장이 딸이 권투를 하겠다는 것에 화를 낸 후, 화해하는 장면은 관객들에게도 애절함을 안겨준다.

연극의 백미는 관원들이 시합에 나가겠다고 결심한 후, 격렬한 몸짓으로 섀도우 복싱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때다. 하루 10시간이 넘게 선수처럼 권투를 연습한 배우들은 ‘진짜’ 선수와 같은 몸짓을 선보인다. 강렬한 사운드에 몸을 맡기며, 스트레이트, 훅, 잽을 날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관객들 역시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직이게 된다.

이번에 중극장으로 옮겨 공연되는 ‘이기동 체육관’이 김수로와 가수 솔비가 참여한 것 때문에 화제가 되긴 했지만, 사실 대학로 소극장에서 공연할 때부터 ‘이기동 체육관’은 관객들 사이에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그리고 그 당시 멤버들이 고스란히 이번에 중극장인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주축이 되어 좀더 강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왜 ‘이기동 체육관’이냐는 것이다. 이는 손효원 연출이 다니던 체육관이 실제 ‘이기동 복싱 체육관’으로, 여기에서 이름을 차용했다는 것이다.

김수로, 김정호, 차명욱, 강지원, 신문성, 김서원, 문상희, 조정환, 김용명, 손예주, 고혜나, 솔비가 열연을 펼치는 연극 ‘이기동 체육관’은 오는 2월 26일까지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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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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