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구자봉(구자철) 청량리(이청용), 너희도 빨리 선물 가져 와.”
기성용(22·셀틱)이 일본과 숙명의 라이벌전을 하루 앞두고 스물 두 번째 생일을 맞았다. 대표팀 동료들에게 귀엽게 선물을 독촉하던 그는 정작 선물을 준비했다는 후배 손흥민(18·함부르크)에게 “선물은 (한일전에서) 이기는 것”이라고 말해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기성용은 카타르 도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일본과의 2011년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하루 앞둔 24일(이하 현지시간) 대표팀 분위기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트위터’를 통해 소개했다. 한일전을 앞둔 부담감에 대표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법했지만 기성용의 귀여운 선물 독촉 덕인지 한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기성용이 트위터로 보여준 모습은 이랬다.
“이제는 타지에서 생일파티 하는 게 익숙하다”고 자신의 생일을 알린 기성용은 “다른 사람의 ‘생일빵(동료가 축하의 의미로 가볍게 때리는 관습)’은 두렵지 않지만 두리형은…(두렵다). 특히 충전 후에는…(더 두렵다)”고 적었다. 강한 체력으로 ‘로봇’이라는 별명을 가진 대표팀 선배 차두리(31·셀틱)의 폭행(?)이 걱정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두리형, 선물 안 줄 거야? 빨리 주지…”라고 독촉을 빼놓지 않았다.
동갑처럼 지내는 이청용(23·볼튼)과 동갑내기 구자철(22·제주) 등 대표팀 또래들도 기성용의 독촉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기성용은 트위터를 통해 “구자봉 청량리, 너희도 빨리 가져 와. 서프라이즈(깜짝 파티)는 재미없다”고 협박(?)했다. 구자철은 이번 대회에서 ‘오늘의 선수’ 상품으로 받았던 스마트폰을 선물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맞형 이영표(34·알힐랄)와 막내 손흥민은 기성용에게 백기 투항했다. 이영표는 트위터를 통해 “선물을 준비했다”며 기대감을 높였으나 “과자는 사절한다”는 기성용의 답신에 건강보조제를 선물했다. 지난 23일 이란과의 8강전에서 다리근육 경련으로 쓰러졌던 기성용을 걱정했는지 이영표는 자신의 선물을 “근육경련에 좋다는 신비의…(명약)”라고 소개했다.
손흥민은 “형님(기성용)을 위해 또 다른 선물을 준비하겠다”고 트위터에 적었으나 기성용은 “선물은 (한일전에서) 이기는 것”이라고 당부하며 선배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손흥민이 일본의 골문을 열어 승리한다면 기성용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