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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 KBS가 또 '블랙 리스트' 논란에 휩싸였다.

시사교양 프로그램 내레이터로 섭외된 가수 윤도현씨를 방송금지대상자, 일명 '블랙리스트'로 분류해 방송 하루 전 교체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KBS 새노조는 7일 '또 블랙리스트 논란을 자초하는가?'라는 성명을 통해 "내일(8일) 밤 방송예정인 '시사기획 KBS10' '국가인권위‘ 편에서 당초 윤도현씨가 내레이션을 맡기로 섭외됐음에도 불구하고 사측 제작책임자들이 완강히 반대해 결국 무산됐다고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측은 윤도현 씨가 ‘내레이터로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고, 특히 시사프로그램에서 내레이션을 맡은 적이 없어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불가를 고집했다"며 "하지만 이 같은 이유가 ‘말도 되지 않는다는 것’은 방송 관계자라면 누구나 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윤씨가 KBS뿐만 아니라 MBC, SBS 등에서 다수의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을 맡은 적이 있고, 이 가운데는 '탈북청소년 문제‘와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같은 시사 프로그램도 포함돼 있어 자질 문제를 거론하기에는 다소 무리라고 지적했다.

특히 노조는 사측에서 윤씨의 내레이션을 막는 이유가 블랙리스트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윤씨에 대한 거부는 평소 사회 참여적인 활동을 많이 하는 이른바 ‘의식 있는’ 연예인이라는 점과 지난 정권의 사람이라는 터무니없는 선입관의 결과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윤씨에 대한 섭외가 이미 끝나고 더빙 작업만을 남긴 시점에 뒤늦게 제작 간부들이 부랴부랴 반대하고 나섰다”며 “담당 부장과 국장은 그동안 제작자로부터 윤씨를 내레이터로 하겠다는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제작자는 담당 팀장을 통해 수차례 보고했음을 주변 사람을 통해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사측이 지난해 김미화씨와 아른바 블랙리스트 논쟁을 벌여 고소, 고발까지 가는 소모전을 치른 점을 들며 "특정인에 대한 방송 불가를 주장하려면 명확하고 구체적이며 합리적인 이유를 내놓아야 한다"고 항의했다.

하지만 KBS 사측은 블랙리스트 때문에 윤씨가 내레이션에서 배제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정면 반박했다.

홍보실의 한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취재기자가 윤씨를 내레이터로 섭외하고 데스크에 보고한 것은 맞지만 최종 승인이 나지 않았다"며 "데스크는 윤씨가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교체를 요구했지만 취재기자는 윤씨를 섭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둘 사이의 이견으로 인해 내레이터 결정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KBS는 8일 방송예정인 '시사기획 KBS10' '국가인권위' 편의 내레이션을 윤씨 대신 자사 아나운서로 교체하기로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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