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나우두 “내 첫 번째 죽음 맞는 기분”…눈물의 은퇴

호나우두 “내 첫 번째 죽음 맞는 기분”…눈물의 은퇴

기사승인 2011-02-15 20:05:00

[쿠키 스포츠] 1990년대 세계 축구를 풍미했던 호나우두(35·브라질)가 은퇴했다. 그라운드에서 떠나는 순간 “죽음을 맞는 기분”이라며 인상적인 소감을 밝혔다.

호나우두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계속된 부상으로 조만간 선수 생활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후회하지 않는다”며 “인생에서 모든 것을 축구에 바쳤다. 몸 상태 때문에 가장 큰 기쁨인 축구를 그만둔다는 게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지난 18년 간 그라운드를 질주했던 자신의 축구인생을 “아름답고 멋진 날들이었다”고 회고한 그는 은퇴의 순간을 “내 첫 번째 죽음을 맞는 기분”이라고 묘사했다. 영광의 순간들이 떠올랐는지 기자회견장에서 눈시울을 적셨다.

17세였던 1993년 브라질 크루제이루에서 프로선수로 입문한 그는 브라질대표로 처음 발탁된 1994년 미국월드컵을 마친 뒤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으로 옮겨 세계 축구에 이름을 알렸다.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에 입단했던 1996년부터는 그의 전성기였다.

1996년 역대 최연소인 20세의 나이로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고 1996~1997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49골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1997년 이탈리아 인테르 밀란으로 이적,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을 주도했다. 같은해 F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를 휩쓸었다.

고질적인 부상이 시작된 것도 이 때부터였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브라질 간판 스트라이커로 출전했으나 프랑스와의 결승전 전날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며 우승트로피 견인에 실패했다. 1999년에는 무릎을 다쳐 수술 받은 뒤 2년 간 선수생활을 중단했다.

호나우두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침묵을 깨고 8골을 퍼부으며 브라질의 우승과 개인 득점왕을 석권,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때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첫 번째 ‘갈락티코’를 구성했고 2002~2003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23골을 터뜨려 우승을 이끌었다.

두 번째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3골을 터뜨려 월드컵 통산 최다 득점(15골)을 기록했으나, 과체중과 브라질의 8강 탈락으로 비난 여론에 시달렸다. 2007년 이탈리아 AC밀란으로 이적했으나 무릎 부상에 따른 부진은 계속됐다.

그는 2009년 브라질 코린티안스와 계약하며 조국으로 돌아왔고 같은해 코파 두 브라질과 캄페오나투 파울리스타 우승을 견인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팬들의 비난은 멈추지 않았고 이는 호나우두의 은퇴로 이어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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