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걸 그룹 에프엑스의 빅토리아 닮은꼴로 인터넷을 점령한 솔로 여가수 한소아(27). 이름이 서서히 알려지면서 알아보는 사람이 늘어났다. 유명세를 타면서 좋은 일도 생겼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새 얼굴이 된 것. 지난 2005년 한소아가 부른 노래 ‘투게더 비 포에버’(Together be Forever)가 오랜 시간 동안 꾸준한 인기를 얻으면서 올 시즌부터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대중의 관심은 그의 노래로 번져갔다. 앳된 얼굴에 풋풋한 이미지를 보노라면 이제 막 노래를 시작한 신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7년 동안 연습생 시절을 거친 ‘중고 신인’이다. 외모뿐만 아니라 실력을 겸비한 싱어송 라이터이기도 하다. 일단 ‘빅토리아 닮은꼴’로 유명세를 탄 이후 삶의 변화가 없었는지 물어봤다.
“정말 잘 나가는 가수와 닮았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어요. 그런데 빅토리아 씨에게는 정말 미안하죠. 전 그렇게 예쁜 편이 아니라서요. 노래 외적인 것으로 평가받을 때 민망하고 속상하고요. 제 마음과 달리 외모로만 비쳐줘서 아쉬운 게 있지만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고 관심 가져 주셔서 기쁘기도 했어요(웃음). 사실 아직도 많은 분들의 관심이 믿겨지지 않고 얼떨떨해요.”
‘빅토리아 닮은꼴’의 인기 여파가 컸나보다. 포털 사이트에 팬 카페도 생겼다. 이만하면 대중의 관심을 얻었다고 인정해도 되지 않을까. 한소아는 그저 웃음만 짓는다.
“팬 카페가 생겼다는 소식을 접하고 방문해서 글을 남겼어요. 아직은 적은 인원이지만 저를 알아봐주시고, 생각해주시는 분들이 계신다는 게 그저 신기할 따름이에요. 사실 제 이름을 포털 사이트에 치면 트로트 가수 한소아가 주로 나왔거든요. 심지어 그 분의 팬 카페가 여기 맞냐고 저에게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었고요(웃음). 팬 카페에 갔더니 팬들이 ‘활동 좀 자주 하라’고 압력 아닌 압력(웃음)을 주시던데 전 여유를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하루 이틀 노래하고 관둘 게 아니라서요(웃음). 조금씩 길게 얼굴을 자주 보이는 가수 될게요.”
오밀조밀 예쁘게 생긴 한소아. 외모와 달리 그는 얼굴 없는 가수였다. 드라마 O.S.T 전문 가수에서 가이드 가수까지 목소리만 빛나는 일을 주로 해왔다. 그러다가 지난해 11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디지털 싱글 ‘캔 유 필 마 뮤직’(Can you feel ma music)을 발표하며 대중 앞에 나섰다. 첫 데뷔 앨범에 호응을 얻어 지난달 28일에는 디지털 싱글 ‘시간이 필요해’를 발표했다. 타이틀 곡 ‘시간이 필요해’와 ‘오늘도 그대를’ 모두 한소아가 작곡했다.
작사와 프로듀싱에 참여한 래퍼 겸 프로듀서 제이큐는 “‘시간이 필요해’ 앨범이야말로 한소아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시간이 필요해’는 얼반 비트로 팝 느낌이 나도록 만들었어요. 한소아의 가창력을 보여줄 수 있는 높은 음이 주를 이루는 노래라고 생각해요. 멜로디를 극대화시켜서 만든 노래라 녹음할 때에도 서로 힘들긴 했어요. 다행히 자신의 재량을 능력껏 발휘해줬죠. 한소아의 장점은 목소리에 힘이 있다는 거예요. 믹싱 과정도 우리끼리 했는데 결과물이 잘 나와서 서로 만족해하고 있고요.”
한소아는 첫 번째 디지털 싱글 ‘캔 유 필 마 뮤직’ 때보다는 한층 더 여유로운 상황에서 두 번째 디지털 싱글을 녹음했다고 털어놨다.
“첫 번째 디지털 싱글 앨범을 녹음할 때보다 한층 더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그때는 노래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내야 하고, 제가 갖고 있는 실력을 다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에 급했는데 신고식을 끝내고 나니 이번엔 정말 즐기는 마음으로 하게 됐어요. 노래를 만들면서도 편안한 마음에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소아는 이번 앨범을 발표하고 들었던 것 중에 가장 행복했던 평가로 ‘여자 정엽 같다’는 말을 꼽았다. 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정엽은 탁월한 곡 해석과 매력적 음색으로 실력파 가수로 정평이 나 있다. 한소아에게도 좋은 롤 모델이다.
“이번 앨범을 들으신 분 중에 ‘여자 정엽 같다’는 말을 해주셨는데요. 그 말을 듣고 정말 뛸 듯이 기뻤어요. 물론 저에 대해 과장해서 좋게 얘기해주신 면도 있지만, 느낌이 어느 정도 닮았단 말이기도 하잖아요. 저도 ‘여자 정엽’이 되고 싶어요. 노래 ‘나씽 베러’(Nothing better) 정말 좋아하거든요. 정엽 선배처럼 느낌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한소아는 오는 4월 중순 첫 번째 미니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러 곡을 통해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5~6곡 정도가 실릴 예정이며, 여느 때처럼 한소아의 작곡 실력도 맛볼 수 있다. 한소아를 좋아하는 팬에게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