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2004년 5월6일, 내 영어실력은 그날 멈췄다.’
이영표(34·알힐랄)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앞뒀던 7년 전 설기현(32·울산)에게 영어 과외를 부탁했다 퇴짜 맞고 충격 받았던 사연을 폭로(?)했다.
이영표는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트위터(@fromtheline)’를 통해 “영어공부에 열을 올렸던 어느 날 (설)기현이의 집을 방문하고 돌아와 내가 아는 모든 알파벳을 동원해 글을 남겼다”며 2004년 5월6일 설기현의 미니홈피(사진)에서 벌어졌던 일화를 소개했다.
이영표는 영문으로 ‘기현아, 아인트호벤에 도착했어. 친절하게 대해줘서 고마워. 네 장모님과의 대화도 즐거웠어. 게임 가르쳐줘서 고마워. 또 게임하자…그럼 안녕’이라며 친근하면서도 귀여운 안부 인사를 남겼다.
당시 이영표는 네덜란드 프로축구 아인트호벤에서 뛰고 있었다. 설기현의 미니홈피에 글을 남긴 시점은 토트넘 핫스퍼로 이적하며 잉글랜드 진출에 성공했던 2005년 여름으로부터 1년 전 상황이다. 당시 설기현은 벨기에 프로축구 안더레흐트 소속이었다. 2004년 8월 울버햄튼 원더러스로 이적하며 이영표보다 먼저 영국 땅을 밟았다.
이영표는 벨기에에 위치한 설기현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네덜란드로 돌아간 뒤 호의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고 영어 과외도 받기 위해 설기현의 미니홈피에 영문의 안부글을 남겼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설기현의 대답은 냉랭했다. 이영표와는 크게 대조되는 말투로 “한글로 해라. 짜증난다”고 답했다.
설기현의 무뚝뚝한 대답은 이영표에게 오랜 충격으로 남았다. 7년 만에 트위터에서 당시 상황을 회고한 이영표는 “그 충격으로 내 영어는 아직도 2004년 5월6일에 멈춰있다”고 적었다.
한·일월드컵 스타들의 유쾌한 추억은 네티즌들의 따뜻한 미소를 자아냈다. 한 네티즌(@Jub****)은 “허무한 상황의 대표적 사례가 될 것 같다”며 폭소를 터뜨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