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 속 소리없는 한일전…박지성·나가토모 ‘아시아인 첫 우승은 내가 먼저’

‘꿈의 무대’ 속 소리없는 한일전…박지성·나가토모 ‘아시아인 첫 우승은 내가 먼저’

기사승인 2011-04-05 17:31:01

[쿠키 스포츠] ‘꿈의 무대’는 아시아 선수에게 정상을 허락할까.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밟기 위한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나가토모 유토(25·인터 밀란)의 도전이 본궤도에 올랐다.

박지성의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오는 7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포드브릿지에서 열리는 대회 8강 1차전에서 첼시와 격돌한다. 나가토모의 인터 밀란은 하루 앞선 6일 이탈리아 밀라노 주세페메아차 스타디움으로 샬케04를 불러 1차전을 치른다.

‘꿈의 무대’ 속 소리 없는 한일전

챔피언스리그는 유럽 클럽축구 최강을 가리는 대륙별 대항전이다.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시장에서 벌어지는 경쟁인 만큼 우승팀에는 세계 최강이라는 명예가 주어진다.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세계인의 시선도 유럽으로 집중된다.

올 시즌에는 유라시아 대륙 반대편 끝인 동아시아에서 소리 없이 경쟁에 가담했다. 박지성과 나가토모가 각자의 소속팀에서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현재까지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아시아 선수는 없다. 결승전 출전 경험도 박지성(2009년 준우승)이 유일하다.

두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첫 번째 아시아 우승 선수라는 불멸의 기록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오랜 라이벌 이력만큼 두 선수의 어깨에 지워진 무게도 결코 가볍지 않다. 특히 맨유와 인터 밀란은 8강을 통과할 경우 대진표상 4강에서 만난다.

8강에서 먼저 탈락하거나 4강에서 지는 쪽은 더 큰 시련을 맞을 수밖에 없다. 박지성은 왼쪽 미드필더, 나가토모는 왼쪽 윙백으로 공격 방향이 다르지만 두 선수 모두 활동량이 많아 4강 대결이 성사될 경우 자주 마주칠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 잠든 사이에… 나가토모 맹추격

박지성은 현재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다. 이청용(23·볼튼) 등 대표팀 동료들과 혼다 케이스케(25·CSKA모스크바) 등 다른 아시아 선수들이 도전했지만 박지성의 아성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챔피언스리그 상위권에 진입할 수 있는 ‘빅클럽’ 소속이라는 점이 박지성의 가장 큰 강점이다.

일본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9위(한국 15위)로 선전하고 같은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상을 밟았지만 박지성의 벽을 완벽하게 뛰어 넘을만한 스타를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박지성이 맨유 복귀와 동시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오랜 공백에 시달리는 동안 나가토모라는 신성이 등장했다. 나가토모는 아시안컵 폐막 이틀 만에 인터 밀란에 입단하며 ‘빅클럽’에 입성하더니 보름 만에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어느 정도 주전 자리까지 꿰차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줬다.

박지성은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뒤 이적설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맨유의 시선을 자신에게 고정시키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명성을 다시 증명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나가토모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챔피언스리그가 박지성에게 안겨준 과제이자 기회다.

박지성, 첼시 골문에 부활포 터뜨릴까

문제는 눈앞의 상대가 쉽지 않다는 점에 있다. 맨유의 8강 상대는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첼시다. 두 팀의 올 시즌 전적은 1승1패. 지난해 8월 커뮤니티실드에서는 맨유가 3대 1로 승리했고, 지난달 2일 정규리그에서는 첼시가 2대 1로 이겼다.

두 팀의 올 시즌 세 번째 대결인 이번 8강전은 전문가들도 쉽게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인 베팅업체 ‘윌리엄힐’과 ‘래드브룩스’는 5일 현재 인터 밀란와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의 승리에 배당률을 낮춰 이들의 우세를 점쳤다. 반면 맨유와 첼시에는 비슷한 배당률을 매겼다. 접전을 예상한 것이다.

이 경우 한 골로 승부가 가려질 가능성이 높다. 6득점 4도움으로 2005년 7월 맨유에 입단한 뒤 한 시즌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는 박지성이 3개월째 끊어진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이번 경기에서 첼시의 골문을 두드려야 한다. 골을 터뜨린다면 더할나위 없다.

박지성의 이번 경기 출전여부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그러나 시즌 종반으로 갈수록 선수들의 체력이 고갈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 오랜 공백으로 체력을 축적한 박지성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박지성이 챔피언스리그에서 활약이 좋았다는 점도 출전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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