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들의 포지션별 위험 부위는?

축구선수들의 포지션별 위험 부위는?

기사승인 2011-04-15 13:04:00
[쿠키 건강] 공 하나만 있으면 전 세계인도 하나로 묶는 축구. 요즘같이 날이 따뜻한 날에는 인근 공원이나 축구장에서 축구를 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운동이 부상의 위험이 있듯이 축구 역시 제대로 된 준비운동 없이 하다가는 부상을 당하기 쉽다.

평소 준비운동이나 몸 관리 등 어느 하나 소홀한 점이 없어 보이는 프로 축구 선수들도 부상 앞에서는 예외가 없다. 며칠 전 소속팀 멘체스터 유나이티드 클럼이 유럽 챔피언스 대회 4강전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박지성 선수는 그중 한 예. 박 선수는 경기 중 상대 선수와 부딪쳐 이마 부위가 찢기는 부상을 입고도 풀 타임을 뛰는 투혼을 보였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포지션별로 부상을 입는 부위가 다르다. 주로 쓰는 관절과 근육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격수는 무릎, 수비수는 허벅지와 허리, 골키퍼는 어깨를 조심해야 한다. 선한목자병원 이창우 원장의 도움말로 축구 게임 중 입을 수 있는 부상의 종류와 치료 및 예방법을 알아본다.

#미드필더와 공격수 무릎 인대 조심

이란 이스파한 대학교 연구진이 2009년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부상을 가장 많이 당하는 포지션은 미드필더와 스크라이커였다. 축구경기 240건을 분석해보니 미드필더는 24.5%, 스트라이커 19.6%, 측면수비수 15.4%, 중앙수비수 12.7%, 수비형 미드필더 15%, 골키퍼 12.8% 순으로 부상을 당했다.

통계와 같이 미드필더와 공격수는 핵심적인 포지션인 만큼 부상 위험이 높다. 특히 드리블과 페인트 모션을 자주 취하기 때문에 발목을 잘 다친다. 선수들처럼 근육이 발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목을 쓰다가는 쉽게 삘 수 있다. 또한 공을 뺏으려고 서로 발을 대다가 무릎 인대가 손상되기도 한다. 특히 무릎의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경우가 많다.

십자인대는 무릎관절에서 허벅지 뼈와 정강이뼈를 연결해주는 기능을 한다. 십자모양으로 교차하고 있어 앞에 있는 건 전방십자인대, 뒤에 있는 것이 후방십자인대라고 한다. 이중 전방십자인대는 무릎이 앞으로 빠지는 것을 막아주는 등 무릎 안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갑작스런 방향전환이나 상대 몸싸움, 점프 후 착지할 때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전방십자인대는 파열되고도 타박상으로 오인하기 쉽다. 초기에는 통증이 느껴지다가 2~3일 지나면 통증이 가라앉고 붓기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대로 방치하면 1개월 있다가 무릎에 힘이 빠지는 등 증상이 나타난다. 계속 방치할 경우 완전히 파열되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인대이식수술이나 인대봉합술을 해야 한다. 하지만 부분 파열일 경우에는 보조기와 재활치료를 통해 자연치유 되도록 돕는다.

#수비수는 허벅지 근육과 허리디스크 주의

축구에서의 수비수는 공격수만큼이나 중요하다. 우선 수비수는 롱킥을 많이 하기 때문에 허벅지 뒤쪽 근육 부상이 많은 편이다. 또한 수비수는 슬라이딩 태클이나 헤딩도 마다하지 않는다. 슬라이딩 태클은 넘어지면서 허리에 무리를 주며, 헤딩은 이마가 아닌 정수리로 하는 경우 척추에 충격을 준다. 때문에 급성디스크탈출증이 많이 발생한다.

급성 디스크 탈출증은 갑작스런 충격으로 디스크가 튀어나와 주변의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만약 슬라이딩 태클을 하다 허리 부분에 충격을 받아 저리거나 바늘로 쑤시는 통증이 생기면 허리 염좌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 증상이 점점 엉덩이나 다리 쪽으로 옮겨가면 급성디스크탈출증를 의심해 봐야 한다. 평소 허리건강이 좋지 않거나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운동할 경우 발생할 우려가 높다. 때문에 운동 전 허리근육이 경직되어 있다면 간단히 할 수 있는 허리 스트레칭을 해주거나 운동 전후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데 도움이 된다. 급성디스크탈출증은 증상이 경미한 경우 주사요법을 포함한 물리적인 요법으로 치료한다. 하지만 검사결과 증상이 심한 경우 인공디스크 삽입술 등의 수술을 시행한다.

#골키퍼, 뇌진탕이나 어깨부상 많아

골키퍼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부상 확률은 적다. 하지만 골대를 지키는 최전방수비수인 만큼 몸을 날려 수비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날아오는 공을 막기 위해 헤딩을 하거나 골포스트에 부딪쳐 부상을 당하기 일쑤다. 헤딩은 부딪히는 순간 머리와 뇌에 손상을 준다. 심한 경우 뇌진탕이 올 수도 있다.

아울러 상대편과 부딪혀 어깨탈골이나 회전근개파열을 겪는 경우도 많다. 회전근개는 어깨관절 윗부분을 덮고 있는 근육의 힘줄인데, 모두 4개의 근육으로 팔을 어깨에 고정하고, 들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회전근개파열이 일어나면 팔을 어깨 높이 정도로 올릴 때 심한 통증 생기고 높게 들어올리기 어렵다. 회전근개파열 역시 근육통과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근육통은 팔을 움직이는 데는 이상이 없는 반면에, 회전근개파열은 팔을 회전하거나 움직일 때 통증이 매우 심해 움직이기 어렵다. 회전근개의 손상 정도가 작을 때는 보존적인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부상이 큰 경우 관절내시경 이용하여 끊어진 회전근개를 이어주는 수술을 해야 한다.

#부상예방위한 스트레칭 필수, 다친 부위는 냉찜질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축구를 하기 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특히 상체보다는 하체에 부상의 우려가 크기 때문에 허벅지, 종아리, 발목 부위의 스트레칭에 주의를 기울인다. 다리를 벌려 한쪽 무릎은 굽히고 한쪽 다리는 쭉 뻗어 근육을 이완시켜 준다. 쉬운 방법으로는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것도 좋다. 삐기 쉬운 발목은 앞뒤좌우로 돌려주도록 한다.

평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 최소 3개월가량 기초체력을 키운 후 정식 시합에 나서는 것이 안전하다. 체력이 약한데다 준비운동이 덜 된 상태에서 시합을 하는 경우 경기 후 근육에 경련이 오고 온몸이 뻐근한 근육통에 시달릴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또한 물은 충분히 마신다. 경기 중에는 15분마다 한 컵씩 마셔 탈수증을 예방한다. 경기 중 부상을 당했을 때는 부상 부위에 얼음 팩을 대거나 30분간 냉찜질을 한다. 손상부위의 혈관을 수축시켜 출혈을 막고 부기를 가라앉혀준다. 부상을 당한 후에는 2~3일 가량 휴식을 취한다. 심한 부상일 경우에는 방치하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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