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김연아(21·고려대·사진)는 1년 넘게 보류한 자신의 진로를 어떻게 결정할까. 이번에도 세계선수권대회에만 집중할까.
김연아는 30일 러시아 모스크바 메가스포르트 아레나에서 끝난 2011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최종 합계 194.50점으로 안도 미키(일본·195.79점)에게 밀려 준우승했다. 지난해 대회(준우승)를 끝으로 13개월 간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재도전에만 집중했으나 이번에도 왕관은 김연아를 외면했다.
한 시즌을 통째로 쉬고도 불과 1.29점 차로 1위를 놓쳐 여전한 기량을 보여줬지만 오랜 공백은 결국 독이 된 듯 했다. 시즌 일정을 생략한 탓에 흐름을 유지하지 못했고, 오랜 만의 복귀전이라는 부담감까지 더해져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 김연아도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공백의 영향이 없지 않았다. 조금은 영향을 받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번 결과는 그의 행보에 작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그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전후로 관심을 모았던 진로 문제를 1년 넘게 매듭짓지 않았다. 그는 “아직 다음 시즌을 생각하지 못했다. 우선 예정된 아이스쇼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 활동에 집중하고 싶다”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그때(동계올림픽 직후)의 고민은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대중은 여전히 김연아가 현역 선수로 남을지, 공연 등 수익사업에 집중할지 궁금해 하고 있다. 현역 선수를 포기할 경우 꾸준한 명성을 이어가기 어려워 수익사업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최소한의 국제대회인 세계선수권대회만으로 명성을 이어가려했으나 올 시즌을 무관으로 마친 탓에 명분을 잃었다.
그랑프리 등 다른 대회에서 우승했다면 만회할 수 있는 문제였다.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또는 세계선수권대회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반드시 한 번은 우승했던 지난 네 시즌까지의 경력을 이어가지 못한다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전망도 마냥 낙관할 수 없다.
김연아는 선수 생활로 놓치고 있는 학교 생활과 프랑스 파리 여행 등에 대한 소망을 밝히면서도 “다음 시즌에도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 같다. 상황을 봐야 알겠지만 심리적 갈등을 피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오랜 진로 고민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