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해안 전라의 여고생 시신에 日열도 ‘공포’

후쿠시마 해안 전라의 여고생 시신에 日열도 ‘공포’

기사승인 2011-05-07 23:33:00
[쿠키 지구촌] 일본 대지진의 최대 피해지역 중 하나인 후쿠시마현에서 지난 2월 실종된 여고생이 전라의 시신으로 발견돼 현지 여론이 요동치고 있다.

여고생의 사망이 지진해일 때문인지 타살, 또는 자살에 따른 것인지도 규명하기 어려운 탓에 일본 여론은 수많은 다른 범죄 피해자들이 이미 지진 피해지역에 파묻혔거나, 향후 파묻힐 수 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7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지난 2월19일 ‘남자친구를 만나겠다’며 집에서 나간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 소재 소마농업고교 3학년생 키요미즈 사야카(18)는 대지진 발생 이후인 지난달 18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로부터 14㎞ 떨어진 해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키요미즈의 시신은 옷도, 소지품도 없이 나체로 발견돼 신원불명으로 넘겨졌으나 최근 유전자 검사로 신원을 되찾았다. 시신에서 흉기로 찔린 자국 등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일부 상처를 보면 지진해일 사망자라고 결론낼 수만은 없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키요미즈와 평소 알고 지내던 한 20대 남성은 지난 2월25일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남성과 키요미즈의 교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키요미즈가 집에서 나간지 엿새 만에 남성이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키요미즈는 지진 발생을 앞두고 원인 불명의 사건으로 사망한 뒤 후쿠시마 해안에서 시신으로 돌아왔을 가능성이 있다. 일본 경찰도 키요미즈의 타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학교 친구 등 주변 인물들을 조사 중이다.

문제는 이번 사건이 일본 대중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점에 있다. 강력 범죄 피해자가 지진 피해지역에 버려져도 원인을 규명할 수 없다는 공포가 여론의 소용돌이를 몰고 온 것이다.

키요미즈 사건 보도는 야후재팬 등 현지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7일 가장 본 기사로 떠오르는 등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 다수의 현지 네티즌들은 “살해된 뒤 지진 피해지역에 버려지기 싫으면 일과 후 집에만 있어야 한다(nai****)”며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과거 살해된 사람들이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지진해일 사망자로 분류됐을 것”이라며 “키요미즈의 경우 범인까지 지진으로 사망했다면 심각하다. 이번 사건을 반드시 규명해 유사 범죄를 막아야한다(cho****)”고 촉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