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TM ‘주먹이 운다’ 윤형빈·서두원·줄리엔 강·김대환을 만나다
[쿠키 연예] 혈기 왕성한 남자라면 한번쯤 손끝에 실린 위협적 한방으로 상대방을 녹다운(knock down) 시키는 짜릿한 상상을 해 볼 것이다. 케이블채널 XTM의 ‘주먹이 운다’는 이종격투기에 도전하고 싶은 일반인의 꿈을 이뤄 주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삶에 쫓겨 링 밖에서 맴돌아야 했던 이들이 훈련을 거쳐 링 위에 오른다. 키워 온 꿈의 크기와 비교하면 링 위에 서는 순간은 찰나처럼 짧지만, 가슴에 품어 온 꿈과 잠시라도 마주할 수 있어 행복하다.
‘주먹이 운다’의 진행자인 윤형빈, 서두원, 줄리엔 강, 김대환은 꿈을 향해 도전하는 사람들과 호흡하면서 이종격투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 네 사람은 모두 격투기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됐다. ‘노래하는 파이터’로 유명한 서두원은 지난 2009년 네오파이트12 웰터급 토너먼트 우승에 빛나는 이종격투기 선수다. 모델 겸 배우 줄리엔 강은 친형이 유명 이종격투기 선수인 데니스 강이다. 김대환은 XTM의 UFC 겸 프라이드 FD 해설자로 활약 중이다.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 출연 중인 윤형빈은 ‘합창단’ 편으로 인연을 맺은 서두원 선수를 통해 이종격투기를 알게 됐다. 이종격투기와 인연의 끈을 갖고 있었던 사람들이기에 ‘주먹이 운다’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단 1초도 주저하지 않았다.
“전 무조건 좋다고 했어요. 경기 일정이나 방송 스케줄은 고민하지도 않았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이종격투기 선수로서 종목을 널리 알려야겠다는 책임감이 강하게 작용한 것 같아요. 사실 이종격투기라고 하면 대한민국에서 천대 받는 종목이잖아요. ‘주먹이 운다’를 통해 이종격투기도 당당한 스포츠라는 걸 직접 보여드리고 싶습니다.”(서두원)
“방송을 떠나 꼭 한 번 이종격투기를 경험해 보고 싶었어요. 멀리서 바라보면서 ‘멋지다’ 환호성만 연발했거든요. 막상 배워 보니 관람하는 것보다 더 재밌고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고요. 일반인의 도전 과정을 보면서 대리만족도 느끼고 있고요.”(윤형빈)
“격투기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프로그램이 나오게 돼 정말 감격스러웠습니다. 그동안 국내 시청자가 격투기를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접할 기회가 드물었잖아요. 이종격투기가 프로 선수들만이 도전할 수 있는 특정 스포츠가 아니라는 것,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요.”(김대환)
이종격투기를 향한 이들의 뜨거운 진심이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지난 16일까지 4회 분을 방송한 ‘주먹이 운다’는 밤 12시라는 심야 편성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호응 속에 선전 중이다. 전문직 종사자, 학생, 직장인, 기술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를 원한다며 시청자 사연을 올리고 있고 제작진은 벌써 시즌2를 계획하고 있을 정도다.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는 저희도 ‘과연 사람들이 이종격투기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질까’ 반신반의했어요. 그런데 직업을 막론하고 대단한 열정을 보여 주고 계세요. 예상했던 것보다 경쟁률도 세서 ‘어떤 기준으로 출연자를 결정하면 좋을까’ 고민합니다. 결론은, 그 사람의 인생과 이종격투기에 대한 열정을 보자는 거예요. 특이한 삶의 사연을 가진 사람들 위주로 출연자를 선정하고 있습니다.”(윤형빈, 김대환)
‘주먹이 운다’는 단순히 출연자가 싸우고 대결하는 모습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어떻게 이종격투기를 좋아하고 즐기게 됐는지 일상을 통해 세밀하게 조명한다. 저 마다의 삶 속에서 이종격투기는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레 녹아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이종격투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씩 변화되고 있음을 느낀다고 네 진행자는 입을 모았다.
“주로 링 위에서 싸우는 장면만 보신 분들은 이종격투기를 잔인하고 무서운 싸움처럼 생각하시더라고요. 우리 프로그램은 전 과정을 다 보여 드리니까 ‘아 이종격투기도 삶의 일부분이구나. 싸움이 아닌 스포츠구나’ 친근하면서도 색다르게 느끼시는 것 같아요.”(윤형빈)
“이종격투기를 선수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셨던 분들이 일반인의 도전을 통해 ‘아 나도 할 수 있겠다’ 하는 자신감을 가지시는 것 같아요. 이종격투기에 대한 호기심이 늘어났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기쁩니다.”(김대환)
줄리엔 강은 빚더미에 앉았던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를 단숨에 살린 미국 SPIKE TV의 인기 이종격투기 쇼 TUF(The Ultimate Fighter)처럼 ‘주먹이 운다’가 침체된 국내 이종격투기 시장을 한껏 살려 주는 매개체가 되길 소망했다. 이종격투기 선수를 형으로 둔 가족으로서 경기장을 찾아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종격투기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침체기를 걷고 있었어요. 그런데 TUF라는 격투기 프로그램이 폭발적 인기를 얻으면서 UFC에 제2의 전성기가 몰려 왔어요. ‘주먹이 운다’도 죽어 있는 한국 시장과 한국인들의 고정관념을 바꾸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합니다. 또 TV 보고 호기심이 생기셨다면, 꼭 경기장으로 와서 관람해 주세요. 이종격투기,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짜릿할 겁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