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대낮에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독극물 테러’로 학생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사물함 안에서 발견된 보온병 속 액체를 마신 수험생이 구토와 마비 증세를 보이는 등 소동이 벌어지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 경기 광명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1시쯤 광명시 철산동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 앞에 설치된 사물함에서 성분을 알 수 없는 액체가 담겨진 스테인리스 보온병과 초콜릿을 학생들이 발견했다. 액체에는 술과 매실원액을 연상케 하는 강한 향이 진동했고 역한 맛이 났지만 호기심이 발동한 학생들은 이를 마셨다.
다섯 명의 학생들이 액체를 조금씩 나눠 마시는 과정에서 한 학생이 다소 많은 량을 마신 뒤 구토와 마비증세를 보였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액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 넘겨 성분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이날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게재된 뒤 포털 사이트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통해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더욱이 해당 학교가 지역의 명문이라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학생들끼리 서로를 견제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독극물 테러를 벌인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대입을 준비 중인 고교 3학년생 사물함에서 구토와 마비 증세를 유발하는 액체가 발견됐다는 점은 ‘고의적 독극물 테러’라는 추측에 어느 정도 설득력을 실어주고 있다. 경찰도 이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등에 잘 못 알려진 사실도 많다. 병원으로 옮겨진 학생은 전신마비가 아닌 혀 마비 증세만 보였고 중환자실이 아닌 일반 병실에 입원했다”며 “학생은 아무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의사 소견을 받고 퇴원했다. 국과수의 검시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해당 액체가 독극물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