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로비 수사] 감사위원들, 뇌물수수 이어 전관예우 논란

[저축은행 로비 수사] 감사위원들, 뇌물수수 이어 전관예우 논란

기사승인 2011-06-01 00:13:00
은진수 감사위원이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전직 감사위원이 감사 대상 업체의 변호인을 맡아 감사위원과 수시로 접촉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전관예우’라는 지적과 함께 감사원 수뇌부인 감사위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배국환 감사위원은 31일 “지난해 11, 12월쯤 이석형 변호사를 두 차례 만났고, 한 차례 밖에서 같이 저녁을 먹었다”며 “서울메트로 감사의 주심으로서 피감기관 변호인 측의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4∼7월 서울메트로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이 변호사는 2006년 3월 감사위원에 선임됐고, 2009년 2월 배 위원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감사원을 떠났다. 선·후임 감사위원인 두 사람은 1년 뒤 서울메트로 감사 과정에서 주심과 변호인으로 만났다. 감사에서 비위사실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게 된 한 협력업체가 이 전 위원이 소속된 법무법인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기 때문이다.

피감기관의 변호인으로 변신한 이 전 위원은 배 위원의 감사원 집무실을 드나들었고, 식사도 같이 했다. 이 전 위원은 감사를 담당한 사무처 직원들에게도 수시로 전화를 걸어 감사 상황을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가 ‘전관’이라는 신분을 이용, 감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배 위원은 법률대리인의 통상적인 활동 범위를 벗어난 이 전 위원에게 별다른 제동을 걸지 않았고
‘예우’했다. 이 전 위원이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측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감사처분 요구서를 팩스로 보내주기도 했다. 엄정 중립을 지켜야 할 감사위원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직 감사위원이 감사원과 관계된 사건을 수임한 것부터 떳떳한 일이 못 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 전 위원은 퇴임 1년여 만에 감사원과 관계된 사건을 수임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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