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이 이끄는 일본대표팀은 지난 7일 밤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체코와의 대회 풀리그 최종전에서 0대 0으로 비겼다. 기린컵은 일본이 매년 다른 국가대표팀을 초청해 우승을 다투는 국제대회로, 올해에는 체코와 페루가 초청에 응했다.
앞서 일본과 페루(1일), 페루와 체코(4일)의 경기가 모두 득점 없이 끝난 탓에 대회 주최 측과 팬들은 일본과 체코의 마지막 경기에서 골 폭풍을 기대했으나 또 한 번의 무득점 승부를 지켜봐야만 했다. 세 팀은 같은 전적(3무·승점 3·득실점 0)으로 시상대 최상단에 나란히 올랐다.
기린컵은 1978년부터 34년째 열리고 있다. 1988년까지만 해도 클럽 팀들을 초청했으나 일본이 본격적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기 시작한 1991년부터 국가대표팀 대항전으로 바뀌었다. 그동안 공동 우승은 몇 차례 있었으나 모든 출전 팀들이 우승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더욱이 단 한 골도 터지지 않은 상태에서 우승 타이틀이 주어진 탓에 곳곳에서 조롱 섞인 비난이 나오고 있다. 일본 커뮤니티 사이트 ‘2채널(2ch.net)’ 네티즌들은 “저학년 운동회인가(QDij*****)”라거나 “우승 트로피는 누가 가져가는 것인가(B6Ul*****)”라며 이번 대회를 깎아내리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주요 스포츠 매체들이 이번 대회를 크게 다루지 않은 탓에 폐막 다음 날인 8일 오전 관련 보도를 찾아보기 어렵다. 스포츠호치 등 일부 언론만 “일본이 2007년부터 4연패(2010년은 미개최)를 달성했다”고 자축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