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 왜 발명하고 어떻게 회복되는가…국내 연구진 첫 규명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 왜 발명하고 어떻게 회복되는가…국내 연구진 첫 규명

기사승인 2011-07-04 16:07:00
[쿠키 건강]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후 나타나는 심리적 외상,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이 뇌 속에서 어떤 부위의 생물학적 개선 과정을 거쳐 회복되는가를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규명했다.

서울대 의대 정신과학교실 류인균(47·왼쪽 사진), 이화여대 뇌인지과학과 김지은(32·오른쪽) 교수팀은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때 생존자들을 2004년부터 2007년까지 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사고 후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뇌 속 전두엽 중 ‘배외측(背外側) 전전두엽(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 DLPFC)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큰 사고를 경험한 뒤 심리적 충격을 회복하는 뇌의 변화 과정을 이렇듯 생물학적으로 설명하기는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류 교수팀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참사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앓는 생존자 30명을 대상으로 임상검사, 신경심리 및 고해상도 뇌영상 평가를 포함하는 다차원 평가를 실시, 전두엽에서도 좌우 전전두엽(前前頭葉) 부분 중 DLPFC가 심리적 외상 치유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외상에 노출된 생존자들은 DLPFC의 두께가 정상인들(대조군)과 비교할 때 5∼6% 정도 두꺼워진 상태였다가 사고 당시의 충격으로부터 벗어나면서 점차 정상인 수준으로 가늘어졌다는 것.

류 교수는 이에 대해 “감정을 컨트롤하고 기억을 소멸시키는데 기여하는 ‘BDNF’ 유전자의 기능적 차이가 배외측 전전두엽의 두께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론티어 뇌기능활용 및 뇌질환 치료 기술 개발 사업단’ 지원으로 이뤄진 이 연구결과는 정신과 및 신경과학 분야의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지 ‘아카이브스 오브 제너럴 사이키아트리(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7월호에 게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용어설명>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심리적 외상을 유발하는 심각한 사건 (예: 전쟁, 자연재해, 성폭력 등)을 경험한 이후에 보이는 ‘외상 사건의 재경험’, ‘외상과 관련된 자극의 회피’, ‘과도한 각성(hypervigilance)’으로 나타나는 불안 장애를 가리킨다. 최근 현대사회에서 증가하는 자연재해, 지역 간 분쟁, 그리고 PTSD 발병 이후의 높은 자살률로 인해 PTSD 발병기전에 대한 이해와 치료법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배외측 전전두엽(DLPFC)=전전두엽은 다른 종에 비해 특히 인간에서 가장 발달된 되 구조 중 하나로 뇌에서도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DLPFC는 전전두엽의 외측 상단에 자리를 잡은 구조물로, 편도체나 해마와 같은 피질 하 정서담당 구조물 및 다른 피질 영역과 관련이 깊은 조직이다. DLPFC는 특히 부정적 정서를 재해석하고, 원치 않은 기억을 억제하는 것과 같은 인지적 전략을 통해서 정서를 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기수 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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