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병원그룹 차바이오앤디오스텍 정형민 박사팀은 다리에 피가 통하지 않는 쥐를 대상으로 배아줄기세포 분비물을 주입하면 혈류가 재개돼 하지 허혈로 인한 괴사증을 막을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의학계는 그동안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 시 줄기세포의 직접적인 치료 효과보다는 그 줄기세포가 분비하는 다양한 물질이 생체 내에서 잠자고 있는 미활성화 세포에 활기를 불어넣어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추측해 왔다.
그러나 이번 정 박사팀과 같이 이를 실제 연구를 통해 입증하기는 처음이다. 정 박사팀은 인간배아줄기세포 유래의 혈관내피세포, 즉 혈관을 만들 수 있는 세포분화기술을 활용해 줄기세포 분비물의 이 같은 효과를 검증했다. 즉 혈관내피세포를 생체친화적인 고분자 화합물인 캡슐 형태로(분비물 배출이 용이하도록 미세한 구멍을 만든 캡슐) 하지허혈 동물과 하지혈관 결찰(묶은) 동물에 이식해 줄기세포에서 분비되는 물질만으로 치료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정 박사팀은 그 결과 줄기세포를 직접적으로 이식한 것 보다는 낮지만 분비물만으로도 확실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이 같은 효과는 제대혈(탯줄혈액) 줄기세포보다 배아줄기세포로부터 추출한 혈관내피세포가 더 컸다. 줄기세포를 이식하지 않은 쥐들의 경우 혈액공급 중단으로 90% 이상이 다리가 썩었지만 줄기세포 함유 고분자 화합물 캡슐을 이식한 쥐들은 혈류가 막혀 다리가 썩는 경우가 60%에 그쳤다. 이런 효과는 캡슐을 3주 후 제거한 후에도 지속됐다.
연구결과는 바이오 분야 국제 학술지 ‘바이오머터리얼즈(Biomaterials)’ 온라인 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