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포츠매체 ‘스포츠나비’에 따르면 가가와는 10일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한국과의 친선경기에서 자신의 두 골로 3대 0 완승을 견인한 뒤 “월드컵 최종예선 때는 이번처럼 간단하게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는 만큼 오늘 경기내용은 참고가 안 된다”고 말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놓고 한국과 다시 싸우게 되면 여전히 긴장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날 한국의 경기력은 참고할 게 없을 정도로 형편 없었다는 점을 역설한 것이기도 하다.
전반 34분과 후반 9분에 각각 터뜨린 자신의 골에 대해서는 “모두 생각대로 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없었던 정신적 여유와 감각이 있었다”며 “상대의 압박이 부족했던 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모두 개인 기량과 팀 조직력은 물론, 정신력과 투지까지 총동원해야 했던 그동안의 한·일전과 다르게 느슨한 압박 속에서 여유를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 수비 집중력이 떨어진 전반 중후반부터 후반 초반 사이에 세 골을 모두 헌납했다.
전반 34분에는 우리 수비수들이 공을 좆다 가가와를 놓쳐 선제 결승골을 내줬다. 후반 7분에는 오른쪽 측면 붕괴로, 후반 9분에는 일본의 역습을 놓쳐 잇따라 골문을 열어줬다. 비록 수비수들의 부상이 속출했지만 허술한 압박이 굴욕의 참패로 이어진 셈이다.
일본대표팀 주장 하세베 마코토(27·볼프스부르크)도 “개인기와 조직력에서 일본이 한 수 위였다. 어느 방향으로도 공격이 가능했다”며 가가와와 같은 경기 소감을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