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가 아파서 바지를 입을수 없다구요? 골키퍼 무지증 의심하세요

엄지가 아파서 바지를 입을수 없다구요? 골키퍼 무지증 의심하세요

기사승인 2011-08-16 15:40:00
미국 프로 야구 메이저 리그에서 슬러거로 맹활약 중인 추신수 선수가 얼마 전 야구공에 맞아 엄지손가락이 부러져 한 동안 야구장을 떠나 재활훈련을 받은 적이 있다.

이런 손가락 부상은 비단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생활 속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손을 헛짚거나, 미끄러질 때도 종종 다치는데, 부상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방치 하면 옷을 입거나 벗기도 힘들어질 만큼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손가락 부상이 어떤 경우에 자주 일어나고, 무엇을 어떻게 주의해야 할지 알아보자.

안산튼튼병원 이문 원장이 골키퍼 무지 증상으로 바지를 입기가 불편하다고 호소하는 한 직장인을 진찰하고 있다.

#헛짚어 다친 손가락, 골키퍼 무지라고?

손가락부상 중에는 엄지손가락 부상이 많다. 엄지는 운동범위가 가장 넓고 물건을 쥘 때 적절한 각도를 잡는 방향타 역할을 해 많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손을 헛짚거나, 세게 날아오는 공을 쥘 때, 장난으로 손가락을 젖히다가 꺾일 때도 있다. 이런 부상은 단순히 타박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인대가 손상되거나 뼈에 미세하게 실금이 가는 경우가 많다.

엄지 손가락이 바깥쪽으로 꺾이는 힘을 받을 때 가장 손상되기 쉬운 부위는 ‘중수-수지 관절’ 부위다. 중수-수지관절이란 손바닥과 엄지손가락이 이어지는 부위의 톡 튀어나온 부위를 말한다.

안산튼튼병원 관절센터 이문 원장은 “갑자기 넘어지거나, 손을 헛디뎠을 때 중수-수지관절 부위 근처 인대가 손상되거나, 인대가 붙어 있는 부위에서 골절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주로 골키퍼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에 ‘골키퍼 무지’라고도 불리는 부상이다.

골키퍼 무지가 발생하면 우선 엄지손가락 아래의 뼈가 톡 튀어나온 부근에 통증이 생기고 붓는다. 손상된 인대가 말려 올라가서 피부 밑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특히 엄지손가락의 특정 움직임에서 통증이 심해지는데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물건을 집거나, 옷을 끌어 올리거나 내릴 때, 또한
엄지손가락을 손등쪽으로 강하게 젖혔을 때 심한 통증이 유발된다. 3∼4일이 지나면 붓기는 사라지지만 특정 자세를 취할 떄의 통증은 계속 남아 있게 된다. 이때 제대로 손을 쓰지 않으면 사라지지 않는 고질적인 통증이 될 수 있다.

#다친 손가락 굽혔다 펼 때 아프다면, 인대 손상 의심해봐야

골키퍼 무지는 방사선촬영이나 초음파 검사로 인대의 파열정도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치료는 인대 손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보호대를 착용하고 최대한 손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소염제를 복용한다. 그러나 인대 파열이 심하게 일어난 경우에는 끊어진 인대를 복원하는 인대 복원 수술이 필요할 때도 있다.

더불어 만약 심하지 않은 인대 손상이라고 해도 6주 이상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인대가 제대로 아물지 못했거나 그로 인해 손가락 관절이 불안한 상태로 수술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단순 타박상인지, 인대나 혹은 힘줄의 손상인지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한데 의외로 쉽게 알 수 있다. 만약 손가락을 다친 후에 손가락을 굽혔다 펴봐서 통증이 생기지 않는다면 인대나 힘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해도 된다. 다친 자리가 크게 붓거나 3∼4일이 지나도 아프다면 인대손상일 확률이 크다.

#야외에서 손가락 부상, 대처법은?

인대나, 힘줄, 연골의 손상을 때는 방치하게 되면 손가락 관절염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바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야외에서 손가락을 삐었을 때 간단히 응급처치를 하는 방법을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우선 삔 손가락은 움직임이 거의 없는 편한 자세로 만들어 줘야한다. 부목을 대고 고정시켜 움직이지 않게 해준다. 삔 손가락을 잡아 당겨 펴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부목으로 고정시킨 뒤에 차가운 찜질을 해주면 붓기가 가라앉는다.

이 원장은 “만약에 다친 손가락이 통증이 심하고 보랏빛으로 부어오른다면 손가락이 부러졌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최대한 움직이지 말고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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