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생활] 소아 폐렴 환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일반적으로 여름철에 줄어드는 폐렴 환자가 올 여름에는 오히려 크게 늘어 작년 동기 대비 3배에 이르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을지대학병원은 최근 입원 치료를 받은 소아 폐렴환자를 조사한 결과, 7월 한 달 동안 총 82명에 달했으며, 이 달에는 26일 현재까지 총 107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7월 34명, 8월 35명보다 각각 3배 안팎 증가한 것으로 주의가 요구된다.

이 병원 소아청소년과 유철우 교수는 “이렇듯 폐렴 환자가 급증한 원인은 폐렴의 종류 등에 대한 임상적 연구가 이뤄져야 정확하게 알 수 있겠지만, 다른 해와 달리 다른 기후의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 여름과 같이 잦은 비로 습도, 온도가 높아진 실내 환경에서는 알레르기 천식의 주요원인인 집 먼지 진드기, 곰팡이 등이 번식하기 쉬워 면역력이 약한 소아나 알레르기 천식을 가지는 환자의 경우, 천식 발작이 잦게 되며 천식 발작은 폐렴으로 잘 발전된다.

유 교수는 “특히 올여름 폐렴은 마이코플라즈마균이 원인인 경우가 많아 이 같은 기후 변화가 마이코플라즈마 균의 증식과 활동성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폐렴의 주된 증상으로는 기침과 가래, 열이 많이 나며 때때로 설사가 동반되기도 한다. 천식이 있는 아이는 아이가 숨을 가쁘게 쉬고 ‘쌕쌕’ 또는 ‘가랑가랑’ 하는 천명이 들리는 등 천식 증상과 함께 고열이 있을 경우 폐렴이 합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 콧물, 기침 등 감기 증상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는 감기로 치료 받는 경우가 많으나 3~4일이 지나도 고열이 지속되고 기침이 점점 더 심해지면 폐렴을 의심하는 것이 좋다.

폐렴은 일반적으로 감기보다 기침을 심하게 하기 때문에 기침을 하면서 가래를 토하거나 어린 아이들은 위장 운동을 역류시켜 구토를 할 수도 있다. 설사, 오한이 나타날 수 있으며 열이 39~40도 이상으로 오르기도 한다.

폐렴이 진행되면 점점 호흡이 힘들어 보이고 호흡수가 빨라지며 숨을 쉴 때마다 코를 벌름거리거나 얼굴과 입술, 손끝, 발끝이 새파랗게 질리면서 창백해지는 등 응급하고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이미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해도 경우에 따라 갑자기 호흡이 나빠지거나 탈수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약 처방을 받고 치료 도중이라도 밤에 갑자기 아이 가슴이 쑥쑥 들어갈 정도로 숨이 차거나 물도 잘 못 먹어서 소변을 잘 안 누고 몸이 쳐지면 바로 응급실로 데려가서 진찰을 다시 받아야 한다.

유 교수는 “기침을 한다고 해서 단순한 감기로 생각하는 보호자들이 많은데 아이들에게 의사의 처방 없이 기침 줄이는 약을 함부로 먹였다가는 병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말하며 “소아에서 기침과 열이 4~5일 이상 지속되면 폐렴 등을 의심하여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