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5명중 1명은 노안으로 두통, 어지럼증 느껴

중장년층 5명중 1명은 노안으로 두통, 어지럼증 느껴

기사승인 2011-09-01 17: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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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생활] 부동산 중개인 이모(55·서울 강서구) 씨는 양쪽 시력이 1.0 이상으로 남들이 부러워 하는 좋은 시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글씨가 겹쳐 보이고 가까운 물체가 뿌옇게 보이는 등 노안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직업 특성상 계약서를 많이 다루기 때문에 오랫동안 글씨를 보는 일이 많은데 그럴 때면 머리가 지끈거리고 눈이 쉽게 피곤해진다. 돋보기를 사용해 보지만 잠시뿐, 다시 머리가 어지럽고 두통이 나타나 도리어 돋보기를 멀리하게 된다.

50, 60대 중장년층 중 책만 보면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노안(老眼)이다.

국내 한 안과 전문병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40대 이상 노안 환자 5명 중 1명은 오랫동안(30분 이상) 책이나 신문을 읽으면 두통, 어지럼증, 메스꺼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안이 근거리 시력장애뿐만 아니라 2차적으로 신경계 질환까지 유발시켜 실생활에서 큰 불편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안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눈이 침침하고 흐릿한 증상을 꼽아=노안 전문 아이러브안과(대표원장 박영순)는 지난 4∼7월 병원을 찾은 40대 이상 노안 환자 3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2.7%가 장시간 가까운 것을 볼 때 눈이 침침하고 흐릿한 증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이밖에 눈의 압박 및 피로감과 물체가 둘로 겹쳐 보이는 복시 현상 때문에 괴롭다는 응답자도 적지 않았다. 특히, 전체 조사 대상자의 20.5%는 시력 이상 증상이 아닌 두통, 어지럼증, 메스꺼움 등 신경계 및 소화계 이상 증상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또 이들 중 69%는 일상생활에서의 노안 불편 지수(10점 만점)를 7점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그만큼 노안 환자들은 노안으로 인해 실생활에서 큰 불편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어떤 행동을 할 때 가장 불편한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책이나 신문을 읽을 때’가 41.6%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서류나 문서를 볼 때 17.5%, 시장 볼 때 16%, 핸드폰 사용 시 11.3%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모자라는 조절력으로 억지로 가까운 것을 볼 때 두통이나 어지럼증, 메스꺼움 등 안정피로 발생=그렇다면 노안환자들이 근거리 작업 시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노안은 수정체가 노화되면서 오토포커스 기능이 떨어져 생기는 노인성 질환이다. 수정체가 나이를 먹으면 노화현상으로 점점 탄력성이 떨어지고 잘 두꺼워지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되면 수정체가 굴절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능력, 조절력이 줄어들어 가까운 곳의 글씨를 잘 볼 수 없게 된다.

조절력이란 눈 속의 수정체가 볼록렌즈의 역할을 할 수 있게끔 볼록한 형태로 바뀌는 능력을 의미한다. 아이들의 경우는 조절력이 강하기 때문에 보통 12디옵터 정도의 조절능력이 있다. 40세 정도가 되면 6디옵터, 50세 정도는 3.5디옵터까지 조절능력이 떨어지다가, 60세 이후에는 1디옵터 이하로 조절 능력이 거의 없어지게 된다. 아이들은 작은 글씨를 코 앞 10cm까지 가져와도 무난히 읽지만, 60대 이후에는 1m 정도 돼야 글씨를 읽을 수 있게 되는 것은 그 만큼 조절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노안 환자들이 모자라는 조절력으로 억지로 가까운 것을 보려고 할 때 안정피로(眼睛疲勞)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안정피로는 눈을 계속 쓰는 일을 할 때 느껴지는 증세로 눈의 압박감, 두통, 시력장애, 복시(複視) 등을 유발하며, 심할 경우에는 오심, 구토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일정시간 근거리 작업 후 10∼20분 정도 먼 곳을 보며 눈 휴식 취해야=노안으로 인한 안정피로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근거리 작업 시 돋보기를 쓰는 것이다.

하지만 돋보기도 볼록렌즈이기 때문에 오래 사용하게 되면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두통과 어지럼증을 동반할 수 있다. 또한 조절력은 나이에 따라 점차 떨어지게 되는데, 돋보기 돗수도 이에 따라 정기적으로 교체해줘야 한다. 따라서 노안이라고 무조건 돋보기부터 쓰게 되면 수정체 조절작용이 제한돼 노안 증상을 더욱 가속화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아이러브안과 예스(YESS)노안수술센터 박영순 원장은 “이처럼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클 때는 노안 수술을 고려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공인 받은 노안수술이 등장해 더 이상 돋보기를 안 쓰고 노안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노안 수술법으로는 노화된 수정체 대신 노안교정용 특수렌즈를 삽입해 노안을 해결하는 ‘특수렌즈삽입술’과 최첨단 레이저를 통해 각막을 깎아내는 시력교정술인 ‘LBV 노안 라식’이 있다. 물론 이 수술을 고려할 때는 반드시 노안 수술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와 상담해 자신의 눈 건강 상태에 맞는 노안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박 원장은 "무엇보다 노안으로 인한 안정피로를 줄이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책이나 신문, 컴퓨터를 보는 작업을 할 때는 1시간에 10∼20분씩 눈에 휴식을 꼭 취해야 하며, 눈 표면이 마르지 않도록 눈을 자주 깜박거려 눈의 피로를 덜어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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