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지난 3일(현지시간) ‘일본TV와 민족주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난달 21일 일본 도쿄 오다이바 후지TV 본사 앞에서 열린 대규모 반한류 시위와 이를 촉발한 일본 남성배우 다카오카 소스케(29)의 트위터 발언 등을 상세히 보도했다.
신문은 “다카오카의 발언이 넷우익의 행동으로 이어졌다. 나카타 히로시 전 히로시마 시장 등 보수 인사들도 동참했다”며 “한국이 일본 미디어 시장을 지배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양국의 민족주의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는 한국 드라마 등의 시청률이 최근 몇 년간 상승했다”며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창의력과 시장 전략, 일본 미디어 업계의 콘텐츠 고갈 등을 한류 성공의 이유로 지목했다.
르몽드의 이번 보도는 일본의 반한류 시위가 극단적 민족주의로 변질되는 최근의 현상들을 우려하고 비판한 것이었다. 하지만 일본 넷우익은 오히려 고무된 모습이다. 일본인들의 냉소적 시각을 세계에 알린 만큼 한류가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기사 원문에서 넷우익을 일본식으로 발음해 영문 ‘Netto Uyoku’로 표기하는 등 자신들에 대한 구체적 분석이 곳곳에서 발견된다는 점도 이들에게 힘을 실어준 듯 보였다.
‘2채널(2ch.net)’ 등 일본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넷우익들은 “일본인이 한국인을 싫어한다는 점이 유력 언론을 통해 기사화됐다. 일본의 진짜 생각을 세계에 알렸다”거나 “일본의 시위가 파문을 일으켜 전 세계 한류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르몽드의 이번 보도를 자국에 전한 일본 매체 ‘시네마투데이’도 “트위터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다카오카는 앞으로 주의할 필요가 있겠지만 이번 보도로 세계적 인지도를 높인 셈이 됐다”고 낙천적으로 해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넷우익은 오는 16일 도쿄 사카모토쵸 공원에서 열릴 예정인 대규모 반한류 시위를 준비 중이다. 다카오카의 발언 이후 일본의 반한류 시위는 지난달 7일과 21일에 이어 세 번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