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행,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주의하라

가을 산행,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주의하라

기사승인 2011-09-08 12:52:01
[쿠키 건강] 김모(57) 씨는 최근 가을 산행에 나서면 오르막길보다, 내리막길에서 더 힘이 든다. 오를 때는 힘이 들어도 아픈 곳은 없는데, 내려올 때면 무릎이 시큰거리고 덜덜 떨리기까지 해 등산 스틱이나 주변 나무가 없으면 곤혹스러울 지경이다. 게다가 등산 후에도 무릎 통증이 심해 병원에 가봐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스러웠다.

◇중년 등산, 하산할 때 힘든 이유는 연골 때문=아침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중년층 이후에 건강을 위해 산을 오르려는 사람이 많다. 등산은 종아리와 무릎, 허벅지등 하체를 단련시키는데 좋은 유산소 운동이지만 관절이 약할 때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특히 하산길에서 무릎이 시큰거리거나 힘이 빠진다면, 무릎상태를 꼭 체크해봐야 한다. 하산 할 때는 발의 앞부분이 지면에 닿고 무릎관절로 체중과 배낭의 하중이 가해지기 때문에 관절에 전해지는 충격량이 오를 때보다 크기 때문이다. 내려올 때는 무릎을 펴는 동작이 많아 무릎 관절 속으로 충격이 더 집중되는 경향도 있다.

만약 50대 이상의 나이에 무릎통증과 더불어 무릎에서 사각사각 소리가 나거나 움직일 때마다 시큰거린다면 연골손상도 의심해봐야 한다. 무릎관절 속에는 뼈끼리 맞닿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연골이 무릎 뼈 끝을 감싸고 있는데 이 연골이 나이가 들면서 물렁해지거나 찢어져 관절염을 일으킨다. 연골이 물러지는 연골연화증이 있을 때는 계단의 내리막, 하산 시 무릎관절 깊은 곳에서 통증이 느껴지고, 무릎관절에 힘이 빠져 휘청거리는 경우도 있다.

◇등산 전, 얼음팩 얼려두고 하산할 때는 절대 뛰지 말 것=내려올 때 무릎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걷는 방법이 중요하다. 경사로 내리막에서 보폭이 커지면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이 크다.

특히 내려올 때는 몸이 허공에 떴다가 착지하는 상태가 반복되는데 이때 빨리 뛰어내려오거나 무릎을 굽히지 않고 뻣뻣하게 펴면 무릎관절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따라서 내려올 때는 무릎을 약간 굽힌 상태에서 보폭은 좁게 해서 내려온다. 약간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하고 발바닥 전체로 가볍게 땅을 딛으며 내려가는 것이 좋다.

등산스틱의 사용은 필수다. 체중을 분배하여 무릎관절과 허리로 가는 충격을 줄일수 있기 때문이다. 무릎이 특히 약하거나 통증이 자주 생기는 경우에는 무릎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무릎보호대는 무릎관절 주변을 타이트하게 지지해주고 인대를 보호하는 기능을 해 도움이 될 수 있다.

산행 전 냉장고의 냉동실에 팩이나 물수건을 사전에 미리 넣어두면. 산행이 끝나고 통증 부위에 냉장고에 넣어둔 팩이나 물수건을 꺼내 통증부위에 빠르게 냉찜질하여 부기를 가라앉힐 수 있어 효과적이다. 냉찜질은 하산 후 24시간 이내에 하는 것이 좋고 시간은 15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등산을 다녀온 밤에 잠을 잘 때는 쿠션을 무릎 뒤 옴폭한 오금에 받치고 다리 부분을 높게 하면 다음날 붓기를 예방할 수 있다.

◇통증 일주일 이상 계속된다면, 정확한 진단 받아봐야=안양튼튼병원 배주한 원장은 “등산 후 통증은 근육통이 많기 때문에 2~3일 정도 휴식을 취하면서 마사지를 하면 대부분 사라진다. 하지만 충분히 휴식을 취했는데도 무릎관절에서 통증이 느껴지고, 열이 나거나 무릎에서 소리가 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경우 특히 노화로 인해 퇴행성 변화를 일으킨 연골이 찢어지거나 손상을 입었다면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찢어진 연골을 잘라내거나 표면을 다듬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연골이 완전히 손상됐을 때는 자신의 연골을 무릎 연골에 이식하는 자가 연골 이식술, 또는 인공관절 대치술이 필요하다.

배 원장은 “장·노년기의 무리한 등산에 의한 연골손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릎관절에 가해지는 힘을 대퇴근(허벅지 근육)으로 분산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대퇴근이 강화되면 하산 시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쉽게 흡수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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