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일 년에 두 번 뿐인 명절. 오랜만에 어렵게 모인 가족들과 기쁨을 나누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지만, 명절로 인해 몰려오는 극심한 피로는 물론 통증 역시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고도일병원은 작년 추석을 전후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추석 이전보다 추석 이후에 척추질환으로 내원한 환자가 43%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특히 허리디스크로 내원한 환자는 이 기간 중 51%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 증가율은 20∼30대 14%, 40∼50대 44%, 60대 이후 59% 순이었다. 이렇듯 추석 후 허리디스크 환자가 급증하는 것과 60대 이후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이는 이유는 추석 연휴동안 허리에 무리가 가는 행동들을 많이 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명절 기간 중에 자녀들이 부모님의 아픈 증상을 보고 적극적인 치료를 권한 것도 한 원인이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원장은 “상당수의 환자가 중장년층 이상이고, 명절동안 더욱 심해진 통증이 명절 후에도 가라앉지 않자 병원을 찾은 경우가 많았다”며 “연휴 뒤 휴식과 찜질에도 장시간 통증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척추질환이 의심되므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젊은 사람이든 나이든 어르신이든 허리 통증은 대체로 참고 넘기려는 경우가 많다. 명절 때처럼 통증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막상 치료에도 소극적이다. 이처럼 많은 환자들이 통증을 참고 넘기는 이유는 간단하다. 척추 질환을 치료하려면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허리가 아프다고 무조건 수술로 다스려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고 원장의 지적. 의학기술의 발달로 절개하지 않는 비수술적 디스크 치료법이 많이 나왔기 덕분이다.

경막외 신경성형술과 인대강화주사요법이 그것이다. 경막외 신경성형술은 직경 1㎜의 초소형 특수 카테터를 이용해 통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부위에 직접 치료제를 주입하는 방법이다. 시술시간이 짧고 절개가 필요 없어 회복이 빠를 뿐만 아니라, 치료 흔적도 남지 않는다.

인대강화주사요법 역시, 손상된 인대와 힘줄에 삼투압이 높은 물질을 주사해 인대를 재생하고 힘줄을 튼튼하게 만들어 통증을 치료한다. 재생된 인대는 건강한 인대처럼 척추를 단단하게 고정해 주기 때문에 통증 해소에 효과가 크다. 두 시술법 모두 고령 환자나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자도 시술 받을 수 있는 안전한 치료방법이다.

고 원장은 “척추질환자 중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전체의 10% 밖에 되지 않는다”며 “나머지 90%는 비수술 치료로 일상에 지장 없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