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갇히고 공장 멈추고 은행도 ‘스톱’…휴대전화도 먹통

승강기 갇히고 공장 멈추고 은행도 ‘스톱’…휴대전화도 먹통

기사승인 2011-09-15 19:20:01
[쿠키 사회] 전국에서 15일 오후 갑자기 정전사태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또 일부 산업단지의 공장이 중단되고 은행 업무가 마비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정부는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번 일부 시·군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갑작스러운 늦더위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함에 따라 예방적 차원에서 강제적으로 절체(전기를 강제적으로 끊는 것)를 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오후 3시11분쯤 서울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전기 공급이 중단된 지역은 영등포구 용산구 서초구 송파구 양천구 종로구 강서구 등이다. 특히 사무실이 밀집된 여의도와 서초동 일대에서는 엘리베이터 운행이 중단돼 시민들이 갇히는 등 사고가 발생했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은행 업무가 중단되기도 했다.

서울 삼선동1가 한성대로터리 등 시내 곳곳에서 정전으로 교통 신호등 수백개가 마비돼 심한 교통체증이 발생했다. 경찰은 정전 지역에 교통요원을 배치해 수신호로 차량 소통을 도왔다. 수시 원서 접수 중인 국민대는 마감일이었던 이날 정전으로 인해 업무가 마비되면서 마감 시간을 연장했다. 주부 이모(50)씨는 “은행 업무가 갑자기 중단돼 불편을 겪었다”고 말했다.

일선 소방서들은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소방대원을 급파했다. 강남 지역을 포함해 서울 전역에서 접수된 엘리베이터 구조 건수는 1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여의도동에 있는 한국휴렛팩커드 본사 빌딩은 오후 3시30분쯤부터 4시10분까지 약 40분간 22층 전층이 정전되면서 직원들이 한동안 엘리베이터에 갇히고 업무가 마비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휴대전화 이용도 중단돼 가입 고객들의 불편이 속출했다.

한 이동통신사 측은 “전력 제한송전으로 일부 기지국의 가동이 한때 중단됐다”며 “이동통신사 3사 모두 같은 현상을 보여 원인 파악 중이며 늦어도 오후 5시30분쯤은 복구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1 프로야구 경기도 경기시작 15분만에 갑작스런 정전사태로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박병호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려 넥센이 1-0으로 앞서던 1회말 2사 1루 외국인 타자 알드리지가 타석에서 목동구장의 조명이 한꺼번에 모두 나갔다.

지방에서도 큰 불편을 겪었다. 고양시 1만 가구를 비롯해 경기 북부 10개 시·군과 인천 지역에서도 부분정전이 발생했다.

광주·전남 13개 시·군 24만 가구에서도 정전이 발생했다. 광주 화정동 신안동 주월동 도산동과 전남 강진 곡성 광양 나주 담양 목포 무안 등에서 정전이 발생해 24만여 가구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광주·전남 지역의 대규모 용량 고객인 기업 등 40개 수용가 106㎿에 대해 이날 오후 2시15분부터 4시까지 일시적으로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경남 지역에서는 오후 3시50분쯤부터 창원 등 6개 시·군 6만1000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김해시 상동면과 한림면 등에 밀집한 제조업체의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예고도 없이 갑자기 전기가 끊겨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도 이날 오후 3시부터 남천동 반여동 수정동 남부민동 부전동 문현동 등 시내 곳곳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횟집 등 일부 업소는 전기 공급이 끊겨 큰 피해를 당했다.

경북 구미와 포항 칠곡 경산 일부 지역에서 이날 오후 4시부터 정전이 발생해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 일부 지역과 포항 철강공단에서 조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충북 청주 충주 제천 음성 진천 옥천에서도 30분 간격으로 전력이 차단됐다.

이날 오후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정전으로 인한 피해 상황이 속속 게재됐다.

한 10대 네티즌은 “안 그래도 더운데 정전 때문에 학교에 냉방이 중단되는 바람에 공부를 할 수 없었다”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드디어 에너지난이 오는 것 같다”며 “우리 동네는 전부 정전돼 난리가 났었다”고 적었다.

소방방재청은 오후 4시7분부터 자체적으로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정전 직후부터 신고량이 폭주했다”며 “한전 측과 협조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한편 접수된 상황 처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 지역본부 관계자는 “추석을 전후해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다 갑자기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찾아와 전력 사용량이 급증했다”며 “이 때문에 발전기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예방적 차원에서 1단계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여름철 가동량이 많았던 발전기를 일부 수리해 발전량이 다소 줄었던 것도 원인의 하나”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승욱 유동근 기자, 의정부=김칠호 기자 applesu@kmib.co.kr
조현우 기자
applesu@kmib.co.kr
조현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