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부터 다리까지 당기는 좌골신경통은 척추질환의 전조

골반부터 다리까지 당기는 좌골신경통은 척추질환의 전조

기사승인 2011-09-19 17:16:00
[쿠키 생활] 최모(29·남)씨는 최근 헬스를 새로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찌릿찌릿한 통증을 자주 느끼곤 했다. 50대 중반의 어머니가 척추관협착증을 앓고 있는데,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을 찾은 최씨에게 척추외과 전문의가 내린 진단은 ‘허리디스크’ 초기. 최씨는 그나마 통증이 나타나자마자 병원을 찾아 수술을 하지 않고 보존적 치료만으로 증상이 개선될 수 있었다.

병이 아닌, 병의 증상 좌골신경통

허리나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쭉 연결되는 찌릿찌릿한 통증을 좌골신경통이라고 한다. 좌골신경통은 병이라기보다 통증의 양상을 가리키는 말로, 대개 척추질환이나 근육이상의 전조 증상으로 나타난다.

안양 튼튼병원 척추센터 장종호 원장은 “좌골신경은 인체 최대의 신경다발로 엉덩이 뒤를 통해 허벅지와 발끝까지 분포되어 있는 신경이다. 이 좌골신경이 압박을 받아 염증을 일으키면 좌골신경통이 발생하는데 엉덩이부터 고관절 다리, 무릎아래까지 잡아당기는 것 같은 느낌과 터질 듯한 통증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좌골신경통의 발생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흔한 요인은 불안정한 자세다. 오랫동안 불안정한 자세가 지속되면 허리와 엉덩이를 지탱해주는 근육이나 관절이 약해지고, 염증이 생겨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원인으로 고관절 근육인 ‘이상근’ 주위의 좌골신경이 압박을 받아 생기는 좌골신경통이 있는데 장시간 의자에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자세를 취할 때 주로 발생한다.

그러나 단순 근육의 문제가 아닌 척추질환의 전초로 좌골신경통이 생기는 경우도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변형성 요추증 등이 대표적이다. 말하자면 요추의 뼈가 굵어지고, 이로 인해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거길 지나가는 신경이 자극을 받아 통증을 일으키는 병들이다.

허리 숙였을 때 심하다면 척추질환, 다리 꼬고 앉았을 때 심해진다면 근육통

좌골신경통은 통증의 양상은 같지만, 허리를 움직여보거나 앉거나 걸었을 때 통증의 정도에 따라 근육의 이상인지 척추질환인지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하다.

만약 허리디스크 탈출로 인한 좌골신경통일 경우에는 허리를 숙일 때나 좌우로 틀 때 통증이 더 심하게 나타나고 허리 신경을 따라 다리 바깥쪽으로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척추관 협착증으로 인한 좌골신경통이 있을 때는 오랫동안 걷지 못하고 걷다 쉬기를 반복하는 파행성 보행 증상이 동반된다.

만약 다리를 꼬고 앉거나, 오래 앉았을 때, 혹은 계단을 오를 때 좌골신경통이 심하다면 엉덩이 근육의 이상이나 골반의 이상을 생각해볼 수 있다. 특히 엉덩이 근육이 신경을 누르는 이상근 증후군은 엉덩이에 힘을 주는 동작을 취할 때 더 심해진다.

따라서 좌골신경통이 나타났을 때는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같은 경우는 방치할수록 상태가 나빠져 하지마비 등의 심각한 상황이 우려된다.

이상근이 원인인 경우에는 스트레칭과 마사지가 통증을 푸는데 효과적이다. 보다 적극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신경을 누르고 있는 이상근의 통증 유발점에 신경치료제를 주입해 긴장된 통증을 이완시키는 치료가 있다.

허리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에 의한 좌골신경통은 약물치료와 더불어 물리치료로 무중력의 원리를 이용해 디스크 사이의 공간을 넓혀주는 무중력 감압술을 우선 시행하고, 이 방법이 효과가 없을 때는 신경성형술이 필요하다.

신경성형술은 약 1.06㎜의 특수 카테터(주사바늘)를 꼬리뼈로 삽입하여 약물을 환부에 직접 주입해 신경 주변의 유착을 떨어뜨려 신경의 압박을 감소시키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법이다. 그러나 심한 척추관협착증이나 허리디스크는 미세현미경을 이용한 최소 침습 허리수술을 받아야 한다.

제일정형외과 신규철 원장은 “좌골신경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허리를 강화시키고 엉덩이 근육이 박을 받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시간 앉아야 한다면 1~2시간 간격으로 한번씩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또 평소 일상생활에서도 골반이나 허리가 비뚤어지지 않도록 허리는 똑바로 펴고 다리를 꼬거나 한쪽 엉덩이에 지갑을 넣는 습관도 고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가슴이나 몸통가까이 붙여 들어야 급작스러운 디스크 압력을 줄일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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