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관절염으로 오인하기 쉬운 척추관협착증이란?

무릎관절염으로 오인하기 쉬운 척추관협착증이란?

기사승인 2011-09-26 14:42:00
[쿠키 건강] 서있거나 걸을 때 엉덩이가 아프고, 무릎 쪽으로 통증이 퍼지며, 다리가 쑤시고 저리다면 보통은 무릎관절염부터 떠올리게 된다. 이런 환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또 한 가지 특징은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쪼그려 앉아 쉬었다가 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만일 지금까지의 증상을 모두 갖고 있다면 당신의 정확한 병명은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엉덩이와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에, 주로 다리에 터질 듯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무릎관절염으로 오인하기 쉬운 척추관협착증,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허리보다 다리 통증이 심하면 관절염?=평생 농사일을 해온 박흥수(62·가명·경기도 파주시) 씨는 최근 집에서 거의 기어 다니며 지내고 있다.

다리 통증이 심해 서있는 것조차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젠 지팡이 없이 집 밖을 나설 엄두도 내지 못한다. 걷는다는 것은 평범하고 일상적인 활동이지만, 박 씨에겐 이제 가장 힘든 일이 됐다. 그래서 올해는 농사일도 접어둔 상태다.

박씨는 주로 무릎과 다리 통증이 심하다 보니 노년기에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무릎 관절염이라고만 생각해 그동안 관절염 약과 임시방편으로 찜질을 해가며 지난 10년을 버텨오다가 결국 지난 8월 병원을 찾았다.

검사결과는 그의 짐작과 다르게 척추관협착증이란 진단.

관절염으로 오인하며, 제대로 진단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박씨. 그의 척추상태는 예상외로 심각했다. 신경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눌린 곳이 두 군데나 발견됐다.

척추관도 많이 좁아져 있었다. 척추관협착증의 주증상은 걷는 것이 힘들고 다리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보통은 척추보다 다리에 원인이 있는 질병으로 환자들이 쉽게 오인하게 된다.

◇척추관 좁아지는 부위에 다리로 가는 신경 지나가, 다리 쪽으로 통증 나타나=척추는 총 33개의 척추 뼈가 모여 기둥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척추 뼈 사이로 쿠션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5개로 이루어져 있는 요추 부위에서 주로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 척추는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로 불안정해진다. 이때 척추를 안정시키기 위한 보상작용으로 척추 뼈와 후관절, 그리고 인대의 일부분이 자라게 된다.

그 결과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은 좁아지게 되고 신경은 압박을 받게 된다. 요추부위에 있는 신경은 주로 다리로 가는 신경이 자리하고 있어 허리보다는 다리 부위에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척추관협착증이 심해지면 다리에 오는 다양한 통증 때문에 다리 병으로 오해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눌린 신경 부위를 따라 허벅지, 종아리, 발목 쪽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척추관협착증의 전형적인 증상은 걸을 때 엉치나 다리에 통증이 심해 오래 걷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걷다가 허리를 구부리거나 앉으면 통증이 사라지는 듯 가라앉고, 다시 걷기 시작하면 통증이 또 다시 시작된다.

밤에 종아리를 비롯해, 엉덩이나 허벅지, 발끝이 저리거나 아픈 증상이 나타나 힘든 것도 주 증상 중 하나다.

◇방치할 경우 하반신 마비는 물론, 배변장애까지 이를 수 있어=척추관협착증은 노화로 인해 신경관 자체가 좁아지는 병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상태가 악화되므로 병이 진행되기 전에 치료를 서두르는 것이 중요하다. 무작정 치료를 늦추면, 나중에 치료 후 효과도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을 오래 방치하면 척추관이 좁아져 하반신 마비는 물론, 배변장애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증상이 나타날 때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척추관협착증을 자가진단할 수 있는 주요 증상>

- 통증에 의해 점점 걷는 거리가 줄어든다(500m→300m→100m→50m…).

- 걷다가 앉아있으면 통증이 줄어들다 다시 걸으면 통증도 돌아온다.

- 엉덩이 또는 허벅지, 종아리, 발끝이 저리거나 아프고, 당긴다.

- 특히, 밤에 종아리가 많이 아프고 운동이나 일을 하면 더 악화된다.

- 허리를 앞으로 조금만 숙여도 통증이 덜하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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