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은 둥글둥글 살찌는데 얼굴은 모가 나는 이유는?

몸통은 둥글둥글 살찌는데 얼굴은 모가 나는 이유는?

기사승인 2011-10-11 15:23:01
[쿠키 건강] 가을은 하늘이 높고 말만 살찌는 계절이 아니다. 사람도 살이 찐다. 특히 중년이라면 살찌는 정도가 예전 같지 않음을 실감한다.

하지만 이처럼 살찌는 계절에도 단 한군데 예외가 있으니 ‘얼굴’이다. 만약 몸은 둥글둥글해지는 반면 얼굴이 갈수록 모가 난다면 성장호르몬의 이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

성장호르몬은 키가 크고 몸이 2차 성징을 나타내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맞는 얘기지만 이는 성장호르몬이 하는 일 중의 절반만 본 것이다.

성장호르몬은 성장기에만 분비되는 것이 아니라 평생 나온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그 양이 급격히 줄어드는데, 그 영향은 몸매변화로 나타난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에 몸은 갈수록 두루뭉술해지는데 얼굴만 앙상해지는 비밀을 훈성형외과 우동훈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중심성 비만’, 얼굴과 팔 종아리 살 빠지고 복부와 허벅지 굵어져=나이가 들면서 적극적으로 몸매 관리를 하지 않고 두면 복부와 허벅지는 살찌고 얼굴과 팔다리는 살이 빠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의학적으로는 이를 두고 ‘중심성 비만’이라고 한다. 특히 얼굴 살이 빠지는 것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얼굴이 늙어 보이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얼굴에 나타나는 노화는 크게 세 가지 차원에서 진행된다.

첫째, 피부 속 콜라겐과 엘라스틴의 감소로 피부 탄력이 줄어들고 둘째, 피부와 악안면 유착부위가 늘어지면서 세로형 주름이 깊어지며 셋째, 피하지방이 감소하는 것이다. 이 중에서 안면 노화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피하지방 감소다.

나이가 들면서 얼굴 살이 빠지는 것은 성장호르몬 감소와 관련이 크다. 성장호르몬은 청소년기에 가장 왕성하게 분비된다. 하지만 성장기 이후에도 계속 분비되는데, 다만 그 양이 급격히 줄어든다. 성장호르몬이 하는 일을 알고 나면 나이 들면 얼굴 살이 빠지고 몸매가 둥글둥글해지는 이해가 된다.

◇성장호르몬은 지방을 연소시키고 지방 축적을 막는 역할도 해=청소년기의 성장호르몬은 뼈와 연골의 성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이후에는 성장호르몬의 중심 역할이 바뀐다.

성장호르몬은 우리 몸에서 생명을 다한 세포가 죽어나가면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내고, 체내에 축적된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도록 촉진한다. 또한 탄수화물이 근육과 지방조직으로 유입되는 것을 줄여서, 결국은 지방조직이 비대해지는 것을 막는다. 즉 체내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억제하는 한편, 이미 쌓인 지방을 태워 없애는 것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고마운 성장호르몬은 나이가 들수록 그 양이 급격히 줄어든다. 청소년기에 정점을 이루었다가 20대 이후 하강곡선을 그리는데, 매 10년마다 14.4%씩 감소해 60대가 되면 20대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나이 먹으면 먹는 게 다 살로 간다’는 것도 지방의 연소를 도와주는 성장호르몬이 줄어든 것과 관련이 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일찍 자면 성장호르몬 감소폭 줄여줘=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드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섭리다. 하지만 감소폭을 줄일 수는 있다.

성장호르몬은 운동할 때 분비가 촉진된다. 주 3회 이상, 한번에 30분 정도 땀이 날 정도로 하면 성장호르몬 분비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과격한 운동을 지나치게 하는 것은 오히려 체내 활성산소를 증가시켜 노화를 촉진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하나는 밤 10시 전에는 잠드는 것이다. 성장호르몬이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는 것은 청소년기와 마찬가지로 자정 이후이므로 밤 10시 경에는 수면을 취해야 숙면상태에서 성장호르몬이 잘 분비될 수 있다. 또한 살이 너무 쪄도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하므로 적당한 체중관리가 중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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