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2) 예선 조별리그 마지막 날 골문 앞을 유린하는 힐패스에서 이어진 환상의 득점 장면이 연출됐다. 자책골만 아니었다면 ‘오늘의 골’에 도전해 볼만한 명장면이었다.
비운의 주인공은 아르메니아 대표팀 수비수 발레리 알렉사니안(27·울리스). 그는 11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더블린 아레나에서 열린 아일랜드 대표팀과의 대회 예선 조별리그 B조 마지막 10차전에서 득점 없이 팽팽한 균형을 이루던 전반 43분 평생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오른쪽 측면이 뚫린 위기 상황을 막기 위해 골문 앞으로 뛰어가다 아일랜드 공격수 케빈 도일(27·울버햄튼)이 아무렇게 흘려버린 뒤꿈치 패스를 왼발로 차 골문 왼쪽 구석으로 꽂아 넣은 것이다. 알렉사니안이 아일랜드의 녹색 유니폼을 입었다면 최강의 투톱 공격수로 착각할 만큼 환상적인 득점 장면이었다.
알렉사니안이 그라운드에 엎드려 울분을 토하고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스스로를 위로해도 아일랜드에 헌납한 자책골이 번복될 리 없었다. 이날 경기는 유로2012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마지막 기회였다. 아르메니아는 한 골 차로만 이겨도 조 2위에 올라 예선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다.
아르메니아는 전력상 열세와 홈 관중의 일방적 응원, 전반 26분 주전 골키퍼의 퇴장에 따른 총체적 난국에도 아일랜드의 공세를 힘겹게 막으며 희망을 이어갔으나 자책골로 무너지며 1대 2 분패를 당했다.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눈앞에 두고 조 3위(승점 17)에 머물러 예선 탈락했다.
한편 B조에서는 러시아(승점 23)가 조 1위로 본선에 직행했고, 아일랜드(승점 21)가 조 2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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