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남미 클럽축구 대항전인 코파 수다메리카나에서 3분 넘게 그라운드를 질주하며 경기를 지연하고도 끝내 잡히지 않은 희대의 난동꾼이 등장했다. 이 불청객은 사람이 아닌 개였다.
27일 미국 야후 스포츠의 축구전문 블로그 ‘더티 태클(sports.yahoo.com/soccer/blog/dirty-tackle)’에 따르면 26일 콜롬비아에서 열린 산타페(콜롬비아)와 보타포고(브라질)의 대회 16강 2차전에서 후반 22분 개 한 마리가 그라운드에 난입했다.
외형상 경찰견이나 장애인 안내견이 아닌 관중의 애완견으로 추정되지만 어떤 경위로 경기장에 들어왔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세계적으로 공공장소인 경기장에는 관중이 동물과 동반 입장할 수 없으며 특별한 경우에도 엄격한 통제를 받거나 동물을 격리한다.
개는 홈 팀 산타페가 4-0으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그라운드에 난입, 3분 넘게 난동을 부렸다. 5명 이상의 진행요원들이 투입됐으나 날렵하게 피하는 개를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우두커니 서 있던 선수들까지 포획 작전에 나섰으나 개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만 반복되는 상황에서 한 진행요원은 지혜를 발휘해 빨간 비닐봉지를 흔들며 개를 유인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개는 골라인 밖으로 나가자마자 무언가 눈치 챈 듯 방향을 돌려 그라운드 안으로 다시 들어가 난동을 계속 부렸다.
개는 결국 대부분의 선수들이 달려들자 쏜살같이 달아나 사이드라인 밖으로 나갔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까지 잡히지 않고 관중석으로 유유히 사라졌고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더티 태클’은 “축구 역사상 가장 성공한 난동꾼”이라고 평했다.
네 골 차로 앞서다 개의 난동으로 흐름을 놓친 산타페는 보타포고에 만회골을 내줬으나 더 이상의 실점 없이 4대 1 완승을 마무리했다. 최종 전적 1승1무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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