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들, 거 잘걸렸어”…日축구, 역사적 北원정 첫 관문부터 진땀

“동무들, 거 잘걸렸어”…日축구, 역사적 北원정 첫 관문부터 진땀

기사승인 2011-11-15 18:01:00
[쿠키 스포츠] 일본 축구대표팀이 22년 만의 북한 원정길에서 첫 관문부터 복병을 만났다. 북한 땅을 밟자마자 ‘까칠한’ 평양 국제공항 직원들을 만나 진땀을 빼야만 했다.

15일 일본 스포츠지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5차전을 치르기 위해 중국 베이징을 거쳐 지난 14일 오후 3시 북한 평양에 도착한 일본대표팀은 공항에서 네 시간 동안 붙잡혔다. 국가대표팀 통관 관례와 다르게 철저하게 이뤄진 입국 심사와 화물 검사 때문이었다.

이탈리아 출신인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의 경우 서류 미비를 이유로 한때 입국 심사대를 통과하지 못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일본 선수단이 평양공항에서 빠져나온 시간은 오후 7시. 이로 인해 같은 날 오후 5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실시할 예정이던 공식 훈련은 오후 8시부터 시작됐다. 선수들의 휴식은 오후 9시부터 시작됐고 기자회견까지 참석한 자케로니 감독의 휴식은 더 미뤄졌다.

일본대표팀은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아시아 예선이 열린 1989년 6월 이후 22년 만에 북한 땅을 밟았다. 북한 측은 그러나 일본과의 불편한 관계는 물론, 지난 9월 일본 원정 때 북한대표팀 선수단의 통관이 두 시간이나 소모된 점을 보복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홈경기에서 일본대표팀을 네 시간 ‘구속’하며 두 배로 보복한 셈이 됐다.

일본대표팀 미드필더 엔도 야스히토(감바 오사카)는 평양공항의 이번 조치에 대해 “좋은 경험을 한 셈 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15일 오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5차전에서 1대 0 승리를 거뒀다. C조 중간 전적에서 2승째(3패·승점 6)를 올렸으나 이미 탈락을 확정한 뒤였다. C조에서는 일본과 우즈베키스탄이 최종 예선에 진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트위터@kcopd)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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