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3달전엔 실업축구 고양에 4골차 대패…“충격 두 배”

레바논, 3달전엔 실업축구 고양에 4골차 대패…“충격 두 배”

기사승인 2011-11-16 16:42:00
[쿠키 스포츠] 한국 축구대표팀이 약체 레바논에 무릎을 꿇는 수모를 당한 가운데 3개월 전 이색적인 경기 결과가 뒤늦은 주목을 받고 있다. 실업축구 고양 KB국민은행이 레바논 대표팀을 네 골 차로 대파했던 연습경기가 바로 그것이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15일 레바논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5차전에서 레바논에 1대 2로 졌다. 지난 9월2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는 6대 0으로 대승하며 전력상 우세를 과시했지만 ‘리턴매치’인 이번 5차전에서 졸전 끝에 페널티킥 골로 겨우 영패를 면하는 망신을 당했다.

한국은 이번 패배로 월드컵 최종 예선 진출을 위해 경우의 수를 따지는 비참한 상황에 놓였다. 조별리그 B조 중간전적에서 3승1무1패(승점 10)로 승점이 같은 레바논을 골 득실차로 제치고 1위를 지켰지만 내년 2월29일 쿠웨이트와의 마지막 6차전에서 패하기라도 하면 경우에 따라 월드컵 본선은커녕 최종 예선도 오르지 못하게 된다.

최근 월드컵 예선에서 20년 가까이 볼 수 없었던 시련이 계속되자 우리나라 축구팬들도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더구나 지난 8월 30일 레바논이 한국 프로축구의 2부 리그에 해당하는 실업축구팀 고양 KB국민은행과의 연습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0대 4로 대패했다는 점이 뒤늦게 재조명되자 충격파는 더 크게 확산됐다.

비록 고양은 프로축구 승격을 직접 거부할 정도로 좋은 전력을 보유한 실업축구 최강팀이지만 프로축구의 정상급 선수들은 물론 해외파 선수들까지 차출한 대표팀 전력을 능가할 수준은 아니다. 당시 고양에 패한 레바논 선수들 중 최소 6명 이상이 이번 5차전에서 한국 대표팀을 격파했다. 레바논에는 팀 전력을 크게 끌어올릴 스타플레이어가 없다는 점에서 지난 3개월 간 최대 5명의 선수들을 보강했다고 해서 혁신적 전력 상승을 불러왔다고 볼 수 없다.

고양과 레바논의 승부를 뒤늦게 확인한 우리 축구팬들은 “충격이 두 배다. 한국 대표팀의 이번 5차전이 얼마나 졸전이었는지 알 수 있는 기록이다”라거나 “이쯤 되면 대표팀 전력을 모두 고양 선수들로 꾸려야할 판”이라며 조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을 꼬집었다.

이우형 고양 감독은 16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3개월 전 레바논 대표팀은 감독이 교체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레바논 선수들은 몸을 푸는 수준으로 경기에 임했다”며 “우리와의 연습경기 결과로 대표팀의 이번 5차전 결과를 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중동 원정에서 관중의 야유를 받으며 한 만큼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며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궁극적 목표가 월드컵 본선 진출에 있는 만큼 향후 일정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트위터@kcopd)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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