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리뷰 굿&배드] 연극 ‘셜리 발렌타인’

[Ki-Z 리뷰 굿&배드] 연극 ‘셜리 발렌타인’

기사승인 2011-11-19 13:05:01

[줄거리] 직장일에 바쁜 남편과 이제는 다 자란 자녀를 둔 평범한 40대 주부 셜리는 내세울 건 없지만 크게 부족한 것도 없는 평범한 주부다. 매일 남편의 저녁 식사를 준비하면서 벽과 대화를 나누며 외롭고 무료한 일생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이혼한 친구 제인이 함께 2주 동안 그리스 해변으로 떠나자며 비행기 티켓을 보내온다. 반찬 투정을 하던 남편이 식탁을 엎은 날 셜리는 그리스로 떠나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낯선 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자신의 삶에 대한 용기를 얻게 된다.

[Good] ‘셜리 발렌타인’은 배우 손숙 홀로 공연을 이끌어 가는 1인극이다. 공연을 보는 내내 ‘저 많은 대사를 어떻게 다 외웠을까’ 놀라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관록 있고 차분하며 안정감 있는 톤을 유지하며 2시간 동안 맛깔스러운 연기를 선보인다. 외로운 중년주부의 공허한 심리와 유쾌한 일탈은 감정의 과잉 없이 물 흐르듯 흐르고 반향과 공감을 일으킬 작품의 메시지를 한껏 살린다. 손숙은 지난 1994년 국내 초연과 2005년 앙코르 공연에 이어 이번이 세번 째 출연이다.

[Bad] ‘셜리 발렌타인’을 문학으로 비유하자면 극적인 소설도 아니고 정적인 시(詩)도 아닌 수필과 같은 일상생활 속의 경험이나 생각, 느낌 등을 자유롭고 솔직하게 쓴 글처럼 느껴진다. 여성의 자아성찰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위트 있게 풀어냈지만, 중년의 남성들이 이 공연을 본다면 똑같이 감동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오는 12월 4일까지 서울 우면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예술의전당에서 기획한 명배우 시리즈 첫 번째 공연이기도 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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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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