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에 따르면 김 감독은 이 날 박혜진의 머리채를 잡고, 목을 조르며 폭언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달 30일 감독직을 사퇴했다. 하지만 실제 이같은 폭행 논란은 사실과 좀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우리은행 선수들과 조혜진 코치 등에 따르면 당시 홈인 춘천에서 신세계에 58대 68로 지며 12연패를 당한 김 감독은 선수들을 라커룸으로 불러 모았다. 이 날 김 감독은 선수들이 라커룸에 들어오자마자 박혜진을 가운데로 불렀다. 김 감독은 박혜진에게 “아까 교체 출전 신호를 보냈을 때 했던 행동을 그대로 해보라”고 다그쳤다. 경기 도중 박혜진은 벤치에서 트레이닝복 지퍼를 끝까지 올린채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고 한다. 김 감독의 눈에는 자신의 교체 지시에 반항하는 듯 보였다.
이에 박혜진은 우물쭈물했고, 더욱 화가 난 김 감독은 트레이닝복 지퍼를 경기 때처럼 끝까지 올리라는 뜻으로 지퍼 끝 쪽을 쳤다. 이에 놀란 박혜진이 뒷걸음질치다 바로 뒤에 있는 의자에 걸려 넘어졌고, 더 큰 불상사가 날 것을 우려한 조 코치와 주장 임영희가 김 감독의 양 팔을 잡았다.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이 박혜진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었다는 등의 행동은 없었다는 게 이날 자리에 함께 있었던 선수들의 설명이다. 다만 김 감독이 목을 조금 쳤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조 코치는 “폭행이 없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와전됐는지 모르겠다”면서도 “4∼5년 동안 그런 일이 없었는 데 감독님의 말과 제스처가 강해 박혜진이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구리=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