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②] 김정훈 “중후한 유동근, 아내 전인화에겐 애교 만점”

[쿠키 人터뷰②] 김정훈 “중후한 유동근, 아내 전인화에겐 애교 만점”

기사승인 2011-12-14 09:44:01

[쿠키 영화] 가수 겸 배우 김정훈이 영화 ‘결정적 한방’(감독 박중구, 제작 오디이엔티)으로 팬들과 만나고 있다.

‘결정적 한방’은 청렴결백한 장관 이한국(유동근)이 부패한 현실 속에서도 신념을 지켜내며 살아가는 파란만장한 모습을 담는다. 김정훈은 한국의 외아들이자 래퍼가 되기를 꿈꾸는 수현으로 등장한다. 대니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는 그는 실력파 래퍼로 아버지의 백그라운드가 아닌 자신의 실력으로 승부를 보고자 애쓰는 인물이다. 가수 연습생 진아(김보름)와 사랑에 빠지지만 진아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수현은 혼란에 빠진다.

그룹 UN으로 활동한 가수 출신 연기자이지만 김정훈에게 랩은 매우 생소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 중 하나로 랩을 꼽을 만큼 힘든 일이다. 하지만 영화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랩을 배우기 위해 다이나믹 듀오의 도움을 받았다.

“군대에 있을 때 다이나믹 듀오와 함께 있었어요. 힙합을 잘 몰라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전화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그런데 제일 먼저 한 말이 ‘형이 힙합을 한다고? 그 영화 망했네’였습니다(웃음). 그러더니 무대에서 감정을 느껴보라고 조언해주더군요. 최선을 다해 힙합의 감정을 느끼려고 노력하고 연습했지만 솔직히 제가 봐도 정말 어색하고 유치해요. 다시는 힙합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이나믹 듀오는 아직 ‘결정적 한방’을 보지 못했다. 만약 그들이 영화를 봤다면 무엇이라고 했을까. 그는 다이나믹 듀오가 영화를 안 봤으면 좋겠다며 웃어 보였다.

“그 친구들이 보면 ‘왜 그따위로 했느냐’고 할 것 같습니다(하하).”

그렇다면 영화를 보고 난 후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사실 제가 출연한 영화를 제가 평가한다는 것이 무리수”라면서 “스크린을 통해 제 모습을 보는 것이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영화에 대한 경험이 적다 보니 캐릭터에 대한 고민도 깊었다. 극 중 아버지인 한국과의 갈등관계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의 반항심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늘 의문을 품었다. 선배연기자인 유동근과 감독에게 조언을 구했고 수차례 촬영을 반복했다. 그의 연기 방향을 잡는 데 있어 유동근은 큰 역할을 했다.

“유동근 선배님이 영화 내적, 외적으로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처음 영화를 함께 하기로 하면서 커피숍에서 만났는데 워낙 대선배님이라 바짝 얼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친아버지처럼 잘 대해주셨고 많은 것을 배려해 주셨습니다.”

유동근과 관련된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아내 전인화와 관련된 이야기였다.

“카페에서 유동근 선배님과 영화 속 설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선배님에게 전화가 오는 거예요. 전인화 선배님이었는데, 전화를 받으시더니 ‘이따 봐’라는 말을 하시면서 아주 귀엽게 통화하시더라고요. 방금 전까지 근엄하게 캐릭터에 대해 설명하시더니 급변하는 모습에 감독님과 웃음 참느라 혼났습니다. 일에 있어서는 엄격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달콤한 로맨티스트가 되는 모습. 더욱 존경하게 됐습니다.”



김정훈은 현재 가수보다는 연기에 더 큰 욕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군 제대 후 연기가 늘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확실히 연기에 대한 생각이 이전과 달라졌다”며 “예전에는 소극적이었지만 요즘에는 적극적으로 변했다. 또 영혼을 부여하는 법을 조금씩 알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변하게 된 데는 군대에서의 경험이 한몫했다.

“군대에서 배우 이동욱, 이진욱 씨와 함께 지냈습니다. 그런데 두 분이서 밤새 연기에 대한 열띤 토론을 하시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며 ‘그런 열정과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동안의 제 모습에 대해서도 반성을 했고요. 또 안내상 선배님과 자주 술자리를 가지며 연기와 인생에 대해 배웠습니다.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저도 모르게 진심이 담긴 연기가 무언지 알아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연기를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고요. 이제야 조심스럽게 ‘연기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렇다면 이번 작품 ‘결정적 한방’ 속 자신의 모습을 점수로 매긴다면 어느 정도 될까. 그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70점 정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연기에 대한 열정은 크지만 제 실력보다 어려운 캐릭터를 만난 건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고민도 많았고 괴로움도 컸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발전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100점이란 것은 평생 없을 것 같고 70점 정도 주고 싶습니다.”

김정훈은 인터뷰 내내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며 눈을 반짝였다. 대한민국의 연예인이라는 것에도 매우 자랑스러워했다.

“배우처럼 다양한 직업을 맛볼 수 있는 일도 없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배우가 돼 매우 고맙고 행복합니다. 저의 기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과의 공감을 통해 행복을 전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의 연예인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사진=이은지 기자 rickonbge@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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