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오다기리조 “나쁜 일본군 역할, 일본이었다면 불가능”

[쿠키人터뷰] 오다기리조 “나쁜 일본군 역할, 일본이었다면 불가능”

기사승인 2011-12-15 14:30:01

[쿠키 영화] 일본배우 오다기리조가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다기리조는 영화 ‘마이웨이’(감독 강제규․제작 디렉터스) 홍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해 15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언론과의 인터뷰를 가졌다.

오다기리조는 김기덕 감독의 ‘비몽’ ‘풍산개’에 출연한 바 있다. ‘마이웨이’는 세 번째 인연을 갖는 한국영화다. 지난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참석해 한국 팬들과 만나는 등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오다기리조는 현재 배우로 활동 중이지만 어릴 적부터 간직한 또 다른 꿈은 영화감독이다. 그는 “극본을 쓰고 찍지 않은 이야기가 3가지가 있다”며 “한국에서 돈을 모아주는 분이 있다면 한국에서 찍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배우들에 대한 존경심도 대단했다. 그는 “한국 배우들은 일에 임하는 자세가 매우 뛰어나고 팬들을 대하는 모습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며 “특히 장동건 씨의 경우는 한국배우들 중에서도 모범사례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장동건 외에도 ‘마이웨이’에 함께 출연한 김인권과 김희원의 연기가 인상 깊었다”며 “저는 감정을 숨기는 내면 연기에 익숙한데 한국 배우들은 감정을 표출하는 연기에 능숙하다. 실력이 매우 뛰어난 것 같다”고 칭찬했다.

오다기리조는 대작 영화보다는 ‘작은 영화’를 선호한다. 김기덕 감독의 경우 그의 스타일과 잘 맞지만 강제규 감독은 규모가 큰 영화를 주로 연출했다. ‘마이웨이’의 경우에도 28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자됐다. 오다기리조는 할리우드에서도 3번의 출연 제의를 받았으나 모두 거절했다. 과연 어떤 점에서 ‘마이웨이’가 그의 마음을 흔든 것일까.

그는 “강제규 감독은 ‘태극기 휘날리며’나 ‘쉬리’ 같이 스케일이 큰 영화를 하는 분이라 처음에는 거절할 생각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보내준 시나리오에서 10군데를 고쳐달라고 까다롭게 요청했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포기하실 줄 알았는데 한 달 뒤 감독님이 제가 원한 부분을 다 고쳐서 보내주셨어요. 그만큼 제가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 큰 것 같아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배우의 의견을 이렇게 유연하게 받아주는 분이라면 상업영화를 찍는 감독이어도 작품성이 뛰어날 것이란 기대가 있습니다.”

오다기리조는 비슷한 시기에 ‘풍산개’와 ‘마이웨이’를 촬영했다. 물론 ‘풍산개’는 단 한 장면에 출연, 하루 만에 촬영을 마쳤다. 작은 영화 ‘풍산개’와 블록버스터 ‘마이웨이’를 찍으며 느낀 차이점을 털어놨다.

“‘마이웨이’ 촬영 때문에 한국에 있었는데 김기덕 감독이 시간되면 나와 달라고 해서 대본도 안 보고 ‘풍산개’에 흔쾌히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재밌었던 점은 ‘풍산개’ 촬영 현장에는 스태프가 20명밖에 없었는데, 바로 다음날 ‘마이웨이’ 현장에 가니 스태프가 200명이 있었습니다. 큰 차이를 느꼈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소규모의 영화 현장이 맞는 것 같습니다.”

오다기리조가 작은 영화를 선호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그는 “작가주의 영화는 자신이 만들고 싶어 하는 것을 끝까지 추구하는데 상업영화는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야 하니 이해하기 쉽게 만든다. 그런 과정에 있어 자연스럽게 손실되는 부분과 놓치는 부분이 발생한다. 개인적으로 그런 것을 놓치고 싶지 않다.”

‘마이웨이’는 적으로 만난 조선의 청년 김준식(장동건)과 일본인 타츠오(오다기리조)가 2차 세계대전 속에 일본군과 소련군, 독일군을 거쳐 노르망디에 이르는 과정을 담는다. 두 사람은 끝나지 않는 전쟁을 겪으며 서로의 희망이 되어간다.

전쟁영화다 보니 보는 관점에 따른 시각차가 존재한다. 특히 오다기리조가 맡은 타츠오는 극 초반 부정적 이미지의 군인으로 묘사된다. 이점에서 일본인으로서 느끼는 부담은 없었을까.

“타츠오는 나쁜 일본병으로 나오는데 일본에서 영화를 만든다면 일본 군인을 나쁘게 묘사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국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나쁜 일본 병사를 연기할 수 있는 드문 기회였기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마이웨이’는 장동건, 오다기리 조, 판빙빙 등 한국 중국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들의 만남과 강제규 감독의 7년 만의 복귀작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오는 21일 개봉 예정.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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